코로나에 해운길도 흔들리나…바다길 축소로 HMM도 '노심초사'

HMM이 정회원으로 가입한 세계 3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가 4월 한 달 간 운항 선박 운항수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에 글로벌 해운 물동량이 위축되며 '바다길'마저 좁아진 것이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디얼라이언스는 4월 말까지 매주 5~7개 노선의 운항 선박수를 각 노선별로 1척씩 줄인다는 내용을 HMM 등 전 회원사에 발송했다. 디얼라이언스의 총 서비스 노선 33개 중 20% 노선에서 운항을 축소하는 셈이다. 디얼라이언스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와 가파른 수요 감소 전망에 따라 이 같은 조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디얼라이언스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지중해,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중동 등 전 세계 78개 항만에 기항하며, 총 33개 서비스 노선을 제공한다. 이중 HMM은 27개 서비스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따라서 디얼라이언스가 노선 운항 선박을 줄이면 HMM의 실적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컨테이너선 운항 서비스는 일정이 주 단위로 결정된다. 이번 결정은 4월 말까지만 해당되지만 상황에 따라 기간이 더 연장되거나 축소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디얼라이언스는 "서비스 조정은 시장의 요구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HMM의 근심도 적지 않다. 본격적인 정회원 활동을 개시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디얼라이언스' 가입 효과가 낮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HMM이 올해 인도받는 2만4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대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은 이달 말부터 본격 투입된다. 만약 5월에도 디얼라이언스의 서비스 축소가 지속되면 HMM의 선박 활용도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HMM 관계자는 "아직 2만4000TEU급 선박을 어떻게 운항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유럽 상황이 계속 악화돼 물동량이 더 낮아질 경우 디얼라이언스 차원에서 추가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HMM은 이미 자체적으로 비용절감과 영영체질 개선으로 영업손실 규모를 예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배재훈 HMM 사장은 이달 초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디얼라이언스 참여와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을 통해 올 3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해운 물동량이 급격히 줄어들며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MM 관계자는 "현재 물동량은 이미 사전 계약된 것이어서 문제가 없지만 이후의 상황이 관건"이라며 "미국과 유럽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이를 예의주시하며 물동량 감소폭을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