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영업정지, 술집은 왜 빠졌지?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8일 서울 강남 일대 번화가의 모습/사진=뉴스1

서울시가 시내 유흥업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가운데 용산구 잭스바, 서초구 리퀴드소울 등 칵테일바에서도 종업원과 손님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일반 술집, 주점 등에도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반 주점까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이유가 무엇일까.

서울시는 9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서래마을 칵테일바를 운영하는 40대 남성이 지난 7일 최초로 확진됐고 8일 그의 배우자와 칵테일바 종업원이 추가로 확진돼 관련 확진자는 총 3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유흥업소 종업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업소와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재 영업 중인 유흥업소 422개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여기에 룸살롱과 클럽, 콜라텍 등 2164곳, 단란주점 2539곳을 합쳐 총 4685개 시설을 사실상 영업금지하고 단속할 방침이다. 행정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지자체를 통해 이행을 강제로 추가 조치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정명령을 술집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모여서 술과 안주를 먹는 일반 술집, 주점 등도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명령의 경우 시가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고 보건복지부 장관의 제한 명령 기준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라며 "중대본에서 확진자 동선, 업태별 영업상태 등을 파악해서 감염병 우려가 있는 업종을 지정하면 그에 준해 행정명령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는 일반 술집까지 행정명령 대상에 포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식품위생법상 룸살롱처럼 여성 접대부를 고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술과 안주만 판매하는 맥주 집이나 주점 등은 대부분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됐기 때문. 행정상으로 술집과 분식집이 같은 업종이라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흥업소 외 술집, 주점 등으로 영업정지, 집합금지 등 행정명령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술집이나 주점을 관리하기 위해 일반음식점까지 행정명령을 내리면 식당이나 김밥집, 분식집도 모두 포함된다"며 "시내 12만 개 음식점이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