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지만 부득이해" 여중생 집단 성폭행 남학생들 구속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9일 오후 같은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A(15)군과 B(15)군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 학교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학생 2명이 9일 구속됐다.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김병국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혐의로 A군(15)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군(15)의 경우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면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재판부는 "소년(미성년)이지만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모자를 깊숙이 덮어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출석한 이들은 하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법원에 들어서며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C양(15)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의식을 잃자 성 폭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양은 가해자들이 괴롭히던 학교 후배와 친하다는 이유로 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B양 측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이후 3개월여 만인 지난달 29일 C양의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피해를 알리면서 다음날인 30일부터 2차 수사를 진행, 지난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의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B양의 몸에서 가해자들의 DNA가 나왔다. 이들 중 한 명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혐의를 인정한 반면, 다른 한 사람은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며 C양 어머니가 올린 청원은 현재 32만여 명이 동의,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