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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비둘기' 파월, 정크본드 사들여 줄도산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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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이상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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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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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아주 인상적이다. 현재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역대 가장 공격적인 연준이다. 그들은 경기침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책임을 피하고 싶어한다."

미국 경제방송 CNBC의 간판 앵커로 활약 중인 투자전문가 짐 크레이머는 9일(현지시간) 연준의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이렇게 평했다.

이날 연준은 기업과 개인, 지방정부에 총 2조3000억달러(약 2800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이라이트는 회사채 중에서도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까지 사들이겠다고 예고한 대목이다. 연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조치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부실기업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함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뒤에도 고용 회복과 경기 반등이 더디게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주된 근거가 기업들의 연쇄도산 가능성이었단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美연준, 2800조원 뿌린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가계와 기업, 지방정부를 돕기 위해 2조3000억달러를 공급하는 추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앞서 기준금리를 '제로'(0)로 끌어내기로 무제한 양적완화(QE)를 선언한 데 이어 실물경제에 직접 현금을 뿌리기 시작한 셈이다. 최근 발효된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 패키지를 통해 배정된 자금이 종잣돈으로 쓰인다.

우선 중소기업 지원에 6000억달러가 투입된다. 직원 1만명 이하, 매출액 25억달러 이하인 기업은 최대 4년 만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중소기업 직원들을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도 가동된다.

투기등급을 포함한 회사채와 상업용주택저당증권(CMBS),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까지 사들이고 개인소비자 금융을 뒷받침하는 데에도 3개의 비상기구를 통해 8500억달러가 집행된다.

또 연준은 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지방정부들을 돕기 위해 5000억달러 규모의 지방채도 사들이기로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나라의 최우선순위는 현 공중보건위기를 극복하는 것이고, 연준의 역할은 최대한의 구제책과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조치는 향후 더욱 강력한 경기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코로나 진정 땐 강력한 반등"…V자 회복 전망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경우 V자형 경기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설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이 통제되면 사업장들이 다시 문을 열고 사람들은 일터로 돌아갈 것"이라며 "경기반등이 온다면 강력하게 올 것이라고 믿을 모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회복을 지원할, 강한 경제적 발판 위에서 이 격동기에 들어섰다"며 "이 위기에 들어서기 직전의 탄탄한 경제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다리를 놓기 위해 수단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차입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거의 제로(0)로 낮췄다"면서 "또 경제가 폭풍우를 극복하고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궤도에 오를 때까지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연준이 전날 공개한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긴급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고용이 회복될 때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이어갈 뜻을 확인했다.

당시 회의에서 FOMC 위원들 가운데 일부는 올 하반기부터 미국의 경기반등을 예상했지만, 일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추이에 따라 내년까지 가시적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5월부터 경제 활동 재개할 수도"



미국의 신규 실업자가 또 다시 폭증했지만 연준의 추가 부양책 소식에 묻혔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3월29일∼4월4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60만건에 달했다. 직전 2주 동안 1000만건이 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접수된 데 이은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반 상점 폐쇄 등의 여파로 불과 3주만에 미국에서 1700만명에 가까운 실업자가 쏟아진 셈이다.

미국의 경제활동인구가 1억5000만명 수준임을 고려할 때 실업률이 3주만에 10%포인트 이상 뛰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미국의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인 3.5%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월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를 빨리 해제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를 막기 위해 5월 이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유지해야 한다는 대다수 보건전문가들의 조언과는 상충된다.



뉴욕증시 46년래 최고의 한주


연준의 공격적인 부양책 덕분에 뉴욕증시는 46년만에 최고의 한주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5.80포인트(1.22%) 오른 2만3719.37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9.84포인트(1.45%) 뛴 2789.8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62.67포인트(0.77%) 상승해 8153.58로 마감했다.

이로써 이번주 4거래일 동안 다우지수는 12.7%, S&P 500 지수는 12.1% 뛰었고 나스닥지수는 10.6% 상승했다.

S&P 500 지수의 경우 1974년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이다. 나스닥지수는 2009년 이후 주간 최고 기록이다.

오는 12일 부활절을 앞두고 뉴욕증시는 10일 성금요일(Good Friday)을 맞아 휴장한다.

US뱅크자산운용 테리 샌드번 수석전략가는 "많은 종목들이 과매도됐고, 통화·재정정책 모두 시장을 돕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의 기간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선 완전히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FH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가가 오른 이유는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반면 연준의 대응은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시장의 낙관론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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