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선거 하는데 우린 오만했다" 프랑스 매체의 반성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파리(프랑스)=뉴스1) 이준성 프리랜서 기자 = 프랑스 정부가 전역에 이동제한령을 내린 후 첫 주말인 22일(현지시간) 오전 파리의 거리에서 기마경찰이 시민들의 통행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 뉴스 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프랑스 국경과 전국에 봉쇄령이 내려진 17일(현지시간) 평소 수많은 관광객 등으로 붐비던 파리 에펠탑 트로카데로 광장이 텅 비어있다. 현재 프랑스는 현지시간 17일 오후 6시 기준 7천 65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2명이 완치됐으며, 사망자는 148명이다. /제공사진 / 사진=사진부 기자 photo@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은 개인의 자유 침해"라고 한 매체가 주장해 논란이 됐던 프랑스에서 "우리의 방식은 오만이고, 한국의 방역이 모범"이라는 상반되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양대 일간지 중 하나인 르 피가로는 온라인판 신문에 레지스 아르노 도쿄 특파원이 쓴 "한국의 방식에 대한 우리(프랑스) 의사 결정권자들의 오만을 참을 수 없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아르노 기자는 지난 3월 프랑스 정부 과학자문위원인 감염병 학자 드니 말비 박사의 "한국의 시스템은 극단적으로 사생활 침해적이어서 유럽이 이 방식을 허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이어 "프랑스는 아시아의 방식을 무지함으로 치부하고, 마스크 착용과 대대적 검사가 소용 없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이제는 중국에서 마스크 10억 개를 받으려 하고 있으며, 대규모 검사도 공언했다"고 뒤바뀐 태도를 지적했다.

또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한국이 이제는 전 세계에서 팬데믹에 가장 잘 대처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면서 "한국은 오는 15일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 중이다"라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코로나19로 지난달 지방선거 결선투표가 취소됐다.

(파리(프랑스)=뉴스1) 이준성 프리랜서 기자 = 프랑스 정부가 전역에 이동제한령을 내린 후 첫 주말인 22일(현지시간) 오전 파리의 거리에서 기마경찰이 시민들의 통행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 뉴스 1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인 레제코는 비르지니 프라델 변호사의 "한국은 감시·고발에 있어 세계 둘째가는 나라로, 한국은 수천 명의 한국인이 학원에서 이런 기술을 훈련받는다. 이들은 개인의 자유를 경시하는 국가"라는 칼럼을 실었다.

이 칼럼은 한국의 감염자 동선 추적 방식을 반대한다면서 "대만과 한국이 추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불행한 결과다. 프랑스 정부는 국민이 이런 상황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프랑스한국대사관은 공식 항의문을 보냈다.

아르노 기자는 이같은 주장을 두고 "당신들이 사생활 침해 운운한 것을 기억하나"면서 "프랑스 엘리트들의 아시아 국가에 대한 오만함이라는 세균을 박멸하고 우리의 자유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됐다면 코로나가 조금이라도 유익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프랑스는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3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망자는 1만3000여 명을 넘어섰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프랑스는 필수적 사유를 제외한 모든 이동에 대해 제한령을 내렸으며, 약국과 슈퍼마켓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영업도 중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