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올드보이'…여의도 떠나는 박지원·정동영·손학규·천정배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민생당 소속 거물급 의원들이 여의도를 떠난다. 4·15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고배를 들면서다.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텃밭인 전남 목포를 내줬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무릎꿇고 5선 도전에 실패했다.

박 의원은 1992년 14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장·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지낸 'DJ계' 정치인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선 호남 지역 '국민의당 돌풍' 선봉장 역할을 했다. 만 74세 나이로 '최고령 당선인'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을 주도하기도 했다.

(목포=뉴스1) 박진규 기자 = 15일 4·15 국회의원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목포 선거구 박지원 민생당 후보가 선거사무실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2020.4.15/뉴스1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호남 민심은 민주당을 택했다. 호남 전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민생당 후보를 압도했다. 그나마 박 의원은 10%p(포인트) 이내 한자리수 접전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데 만족해야 했다.

5선의 정동영 의원도 6선에 실패했다. 전북 전주병에 출마했지만 김성주 민주당 후보에게 '더블스코어' 차로 졌다.

정 의원은 2007년 대선 후보로 나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경쟁한 중량급 정치인이다. MBC 기자 출신으로 1996년 15대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전국 최다 득표율이였다.

참여정부 때는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열린우리당 의장을 역임하는 등 정치경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천정배 의원은 7선 도전에 실패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양향자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당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민생당 비례대표 14번으로 이름을 올린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와 67% 개표된 현재 상황을 보면 민생당은 비례대표에서도 '0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손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기자들과 만나 "개표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볼 수 있겠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크게 실망스럽다"며 "앞으로 정치가 거대 양당의 싸움판 정치로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