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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킹덤 통행료 논란[디지털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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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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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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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가 제기한 민사소송은 글로벌 CP(콘텐츠사업자)들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며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냈다.

공교롭게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양사의 분쟁조정(재정)안을 최종 조율하던 시점이다. 분쟁 당사자인 넷플릭스가 법정소송으로 직행하면서 5개월여 진행된 방통위 중재절차도 무위로 끝났다.

아마도 곧 나올 방통위 중재결과가 자사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유사한 분쟁을 겪은 페이스북이 방통위 심판에선 지고 행정소송에서 이긴 전례도 참고했을 것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올시다. 한국 정부의 행정판단쯤은 대놓고 패싱하겠다는 발상 아닌가.

 글로벌 CP들의 갑(甲)질 행태가 도마에 오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는 유발하는 트래픽 비중이 국내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데도 통신망은 사실상 공짜로 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TE(롱텀에볼루션) 트래픽 상위 10개사 가운데 글로벌 CP들이 유발한 트래픽 비중이 67.5%고 국내 CP들의 트래픽은 이들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그럼에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 700억원, 300억원을 꼬박꼬박 망 사용료로 낸다. 역차별이다.

이런 논란에도 통신사들이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었던 이유는 글로벌 사업자들엔 ‘을’(乙)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는 거대권력 그 자체다. 콘텐츠 이용자를 미끼로 일개 통신사 하나쯤은 쥐고 흔든다.

 이전엔 유튜브가 ‘갑’의 대명사였지만 최근엔 넷플릭스가 그 자리를 넘본다. 넷플릭스 콘텐츠는 대부분 30~40분을 넘기는 초고화질 영상이다. ‘트래픽 하마’로 불린다. ‘킹덤’ 효과일까. 한국 이용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국내 넷플릭스 앱 이용자 수는 모두 463만명.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넷플릭스 킹덤 통행료 논란[디지털프리즘]

 정작 문제는 넷플릭스가 화질등급 장사로 추가 이득까지 챙기면서 망투자·관리비용은 전적으로 국내 통신사들에 떠넘긴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유료회원 서비스인데 화질등급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월 9500~1만4500원의 요금을 받는다. UHD(초고화질)냐 HD(고화질)냐에 따라 자신은 추가 요금을 받으면서 망사용료는 낼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이중적인 태도다.

이런 가운데 통신 3사가 쏟아붓는 설비투자비는 매년 수조 원에 달한다. 급증하는 동영상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서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는 정액제 기반이라 영상을 더 봤다고 소비자들에게 추가 요금을 받을 수는 없는 구조다. 넷플릭스의 ‘이중과금’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넷플릭스는 통신 네트워크에 캐시서버(임시 콘텐츠 저장 서버)를 무상설치하고 자주 시청하는 콘텐츠를 비혼잡 시간대(새벽)에 미리 옮겨놓는 OCA(오픈커넥트)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이는 유튜브·페이스북의 서비스 방식과 다를 바 없다.

 16일 전국 400만명에 달하는 초·중·고생이 동시 접속하는 온라인 2차 개학이 시작됐다. 그동안 여유 있던 국내 트래픽 용량도 언제까지 버텨낼지 초비상이다. 이런 와중에 넷플릭스는 한편에선 민사소송, 한편에선 품질 줄세우기로 통신사들을 압박한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COVID-19)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던 지난 3월 해외 및 한국 통신사별 속도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각국 후발 사업자들과 OCA 계약을 하고 그 테스트 결과를 공개해 선두 통신사 가입자들의 민원을 유발한 뒤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는 전형적인 얌체수법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트래픽이 폭증하자 위기극복에 동참한다며 미국·유럽지역의 전송속도를 일시적으로 낮춘 행보와 달라도 많이 다르다. 유튜브마저 선제적으로 한국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기본화질을 HD에서 SD(일반화질)급으로 바꾼 점을 감안하면 넷플릭스가 우리 정부와 통신사들을 너무 얕잡아보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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