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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극찬하던 ‘클로로퀸’…코로나19 중증환자 투약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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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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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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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의 선물’, ‘게임체인저’라고 치켜세운 코로나19(COVID-19) 치료 후보 약물 클로로퀸이 효과가 없다는 연구보고서가 유럽 연구진을 통해 나왔다.

16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연구진이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코로나19 중증 환자 181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클로로퀸을 처방했다. 클로로퀸을 투여받은 84명 중 20.2%가 병세가 오히려 악화 돼 집중치료실에 들어가거나 수일 내 사망했다. 처방을 받지 않은 그룹과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클로로퀸 치료 효과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은 이에 대해 결론 내리기엔 어려운 연구라고 평가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프랑스에서 발표한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보고는 대조군이 정확하지 않아 결론 내리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1930년대 개발된 클로로퀸은 유사체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함께 모기 매개 전염병 말라리아 예방·치료제로 쓰인다. 지난달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치료제 발굴을 위해 추진한 전 세계적 임상실험프로젝트 ‘연대(Solidarity)’를 발표하면서 임상 실험 약물에 포함해 주목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약물은 미국 감염병 분야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준이 아니”라며 그 효과를 부정하면서 트럼프 정부와 정면 충돌을 일으킨 바 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의 정확한 효과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 ‘오토파지’ 억제…코로나 바이러스 증식 일부 차단


기초과학연구원(IBS)이 14일 발행한 ‘코로나19 리포트’에선 지금까지 각종 국제학술지에 오른 논문을 분석해 클로로퀸의 생화학적 특징을 자세히 다뤘다.

이에 따르면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세포와 면역에 영향을 주는 몇 가지 생화학적 특징으로 말라리아 치료 뿐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한 연구도 많다. 클로로퀸은 세포 내 소기관인 ‘엔도솜’(endosome)의 산성도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엔도솜은 물질의 세포 내 유입과정에서 형성되는 주머니 모양의 소포를 말한다. 클로로퀸이 엔도솜의 산성도를 낮춰 말라리아 감염을 막는 것과 같은 원리로 몇몇 바이러스의 침입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생충,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물질이 세포내 섭취작용을 통해 세포 안으로 침투할 때 엔도솜의 산성도에 영향을 줘 클로로퀸의 방어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는 표면에 장착한 스파이크 단백질로 침투하는 전략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런 메커니즘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세포 내에서 불필요한 단백질과 세포 구성 성분들을 분해하는 오토파지(autophagy·자가소화작용) 기능을 저해한다. 클로로퀸의 작용으로 오토파지가 활성화되지 않을 때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증식을 차단할 수 있다는 가설이 있다.

오토파지는 세포 내 노폐물을 청소하는 시스템이다. 오토파지 기능으로 세포는 더 이상 쓸모가 없는 단백질이나 세포 내 소기관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한다. 세포 안에서 노폐물을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세포 내 항상성이 무너지며 대사질환, 암, 뇌 질환 등 각종 질병이 발생한다.

오토파지는 ‘오토파고솜(autophagosome·자가포식소체)’이라는 주머니형태의 조직이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세포내 기관 등을 둘러싼 뒤 가수분해효소를 지니고 있는 리소좀이 결합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분해효소는 오토파고솜 안의 물질을 잘게 분해한다. 오토파지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은 여러 질병에 대한 치료전략으로 연구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세포 내 오토파지 기능이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오토파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토파고솜이라는 세포 내 소기관과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킨 뒤 자신의 유전자 복제를 위해 만드는 소기관의 막 구조가 유사하다. 이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오토파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 연구(동물실험)가 진행됐다.

아직 그 연관성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지만, 오토파지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LC3 단백질과 설치류를 감염시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인 MHV(Murine hepatitis virus)의 Nsp8 단백질, 막 단백질이 감염된 세포에서 같은 위치에 존재하는 것이 관찰됐다. 그리고 오토파지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ATG5 단백질이 존재하지 않은 경우, 설치류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일련의 연구결과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바이러스가 오토파지 작용의 일부를 자신의 복제와 증식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을 짐작하게 만든다.

이 연구내용이 맞다면, 오토파지를 억제하면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을 일부 차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오토파지 기능을 떨어뜨림으로써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오토파지를 억제하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증식을 일부 차단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다.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RNA 중합효소에 의한 바이러스 RNA 합성을 봉쇄하고,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는 단백질가위와 결합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BS 제공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오토파지를 억제하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증식을 일부 차단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다.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RNA 중합효소에 의한 바이러스 RNA 합성을 봉쇄하고,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는 단백질가위와 결합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BS 제공



오토파지 억제 엇갈린 연구 결과…염증 반응 감소 등 치료 효과 연구 더 해봐야


그러나 사스코로나바이러스는 세포를 감염시킨 뒤 오토파지를 야기 하기는 하지만, 오토파지가 바이러스 증식에 꼭 필요하지 않다는 증거들도 있다.

이를테면 사스코로나바이러스는 ATG5 단백질이 없는 세포 안에서도 별 문제 없이 증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이러스 감염 시 오토파지가 활성화되는 현상은 감염된 세포의 바이러스에 대한 반응일 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에는 오토파지를 억제하면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를 연구한 이 논문(Nature Communication, 2019, 10:5770)에선 오토파지를 활성화하면 메르스 바이러스의 증식이 저해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정리하면 오토파지 억제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바이러스 증식을 막을 수 있다는 실험결과들이 있지만, 메르스의 경우는 오히려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 사스·메르스에 대해 실험한 결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직접적 실험과 연구가 없어 당장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클로로퀸이 인체의 염증 반응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도 눈여겨 볼만하다. 클로로퀸이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유전인자들을 조절해 염증 반응을 감소시킨다는 논문은 많이 나와 있다. 이와 함께 클로로퀸의 오토파지 억제 작용이 염증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오토파지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여러 면역세포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오토파지 작용은 활성화된 대식세포 사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오토파지는 또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분비를 조절한다. 따라서 클로로퀸의 오토파지 억제 기능이 염증반응을 줄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은 과다한 염증반응으로 폐 손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염증반응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면 중증환자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의한 오토파지 저해나 염증반응 감소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치료효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연구를 더 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사례들은 투여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여량이 많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동물실험에서 말라리아 외 다른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인 경우에도 임상시험에서 많은 부작용이 동반되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클로로퀸의 경우 심한 설사, 청각손실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심장에 심한 무리를 줄 수 있다.

출처=명경재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단장, IBS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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