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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雜s]진보 압승? 진짜 시험은 경제…당선자를 위한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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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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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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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편집자주] 50대가 늘어놓는 잡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 여전히 나도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소소한 다이어리입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여당 압승으로 끝났다.
글로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느끼는 안도감과 안전 희구심리가 선거 결과에 깔려 있을 것이다.
야당의 참패 이유를 찾으려면 A4용지 하나로도 부족하다.
세상의 변화에 귀를 닫고 '박근혜 시대'의 부활을 꾀했던 시대착오,
극우적 퇴행과 종교적 광기를 지원세력으로 삼으려 했던 정치력 부재와 오만,
비난과 반대 외에는 일관성조차 찾을 수 없는 정책부재,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에조차 무감각한 혐오 언행의 일상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저주의 목소리를 높이는 극우 세력을 말없이 지켜보던 유권자들은 정권이 아니라 야당을 심판했다. 이른바 ‘샤이(Shy)’는 진보, 중도, 혹은 합리적 보수에 더 많았던 셈이다(실제로 길거리, 유튜브, 주변을 봐도 정부 여권 편드는게 샤이한 일이지, 비판하는데 샤이해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
이번 선거를 통해 집권세력이 받아든 숙제의 무게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승리 요인의 상당 부분이 '야당심판'이라는 점이다.

심판과 청산이 언제까지 국가를 이끌어가고 정권을 유지하는 동력일 수는 없다. 그건 진보가 아니라 '정상화'일 뿐이다. 그걸 정권의 소명으로 한계 짓는 순간 진보는 무능의 프레임 앞에 취약해진다. 진보의 승리는 경제에서 비로소 완성되고 인정 받을 수 있다. 진보의 좌절과 패배는 대부분 경제 때문이었다. 초기 자본주의의 부조리, 비인간성, 앙시앙레짐의 부패 청산을 기치로 등장한 마르크스주의가 100년도 못 가 두 손 들었듯이.

이제 야당이 사사건건 발목 잡는다는 면피도 불가능해졌다. 국회 절대 다수를 차지한 여권 당선자들이 승리를 즐기기 보다, 경제 교과서 한 줄이라도 들여다보고 심호흡을 깊게 해야 할 시점이라는 말이다.

진보 집권 완성을 위한 경제학적 토대를 정리해주는 교과서가 있긴 하나.
최근 출간된 '진보집권 경제학(한성안 지음, 생각의 길 펴냄)'은 그런 고민에서 출발한 책이다. 저자가 총선결과를 예상했는지는 모르겠으되 타이밍은 적절하다.
저자는 신고전파의 반대편에 서 있는 (케인지언 신고전파종합 제도경제학을 총괄하는 의미에서의) 제도경제학 입장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경제와 제도가 분리될 수 없듯이 경제와 국가도 분리될 수 없다" 어찌보면 상식적이지만 주류 경제학에서는 부정되고 있는 명제가 제도경제학의 출발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지역혁신정책이 용두사미가 되고 문재인의 혁신경제가 우왕좌왕하는 것도 경제철학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한다.

'교과서에도 없는 정책'
보수경제학자나 관료, 언론 등이 소득주도성장 기본소득 같은 경제정책을 한 수 내리깔며 비판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교과서에 없는 게 당연하다. 학교에서 우리가 배운 경제학은 신고전파 주류경제학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배운 경제학 지식으로 시험을 쳐서 공무원이 되고, 교수가 되고, 경제전문가가 된 이들의 지평은 신고전파 경제학을 벗어나지 못한다.

한번도 이뤄져 본 적이 없는 일반균형과, 블랙스완급 실패를 반복하는 자기조정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는 게 주류 경제학 이론이다.
하지만 교과서에서는 가치와 현실을 분리하는 주류 경제학자들조차도 실제 현실에 있어서는 그 고귀한 일반균형이 저절로 이뤄지지 않고, 정부 다시 말해 제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인하지 못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주류 경제학교과서의 저자 그레고리 맨큐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재난기본소득을 전국민에게 조속히 나눠주라고 트럼프 정부에 촉구했듯, 경제전문가나 이들을 인용하는 언론은 '시장에 맡겨라'와 '특단의 대책 내놔라'를 오락가락한다.

그런데도 진보세력은 '교과서도 모르는' 이라는 비난 앞에 무력할 뿐 아니라 통합당이나 민주당이나, 정권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은 비슷비슷하다. 저자는 '기존 경제학의 용어로 세상을 해석해 왔던'탓이라고, 이를 반성해야 하다고 지적한다.
선거 때마다 여권은 법조인 교수 등 전문가들을 영입했지만 정작 경제정책을 다루는 브레인은 빈약하다. 혹 있어도 기존 보수경제정책이론 틀 내에서 정책을 만들고 해석해왔던 테크노크라트나 폴리페서가 대부분이다. 전대미문의 사회적 재앙을 맞아 대통령이 나서도 정부 공무원들은 교과서의 '균형귀신에 씌워' 국가채무비율 40% 마지노선과 균형재정을 외친다.

사회변혁을 위한 무기로 대학 시절 '정치경제학'을 접한 진보 전사들이 무력하고 위험하기는 더하다. 저자는 "마르크스 경제학은 비판을 위한 무기일뿐 대안으로서는 아무 쓸 모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전적 의미의 마르크스 경제학은 진보내에서도 이미 실용적 학문으로서는 폐기됐고, 그 문화 사회적 바탕이 케인지언, 제도경제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제된 이념은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 사회의 거대한 기득권이 돼 버린 과거의 동지들이 사회 약자들을 제물삼아 밥그릇을 불리고 억지를 부려도 이를 제지할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다. 결국 양쪽에 끼어 옴짝달싹 못하고 '부패가 무능보다 낫다'는 프레임에 갖히게 된다.

중요한 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경제정책의 목적이 무엇이냐이다. 주류 경제학이 '희소성'을 전제로 과로와 과잉생산 낭비의 쳇바퀴로 세상을 몰아넣었지만 실제로 자원은 희소하지 않고 독점돼 있을 뿐이다.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효율적 분배를 통해 비물질적 삶, 다시 말해 좋은 삶(에우다이모니아)을 고양시키는게 경제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는 게 저자의 방점이다.

다행히 이 책은, 담고 있는 무게에 비해 읽기에 어렵지 않다. 도표를 충분히 집어 넣은 '교과서적 편집'으로 눈에 잘 들어온다.
적어도 이번에 당선된 의원들은 이 책 한 번씩 읽어 보면 좋겠다.
선거를 통해 정부가 바뀌어도, 정치 지형이 달라져도 우리 삶이 바뀌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반복되는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다.
[50雜s]진보 압승? 진짜 시험은 경제…당선자를 위한 교과서

<목차>
1. 경제학을 공부하는 방법부터 공부합시다.
2. 우리는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3. 경제활동은 계산에 따라서만 이루어지는가?
4. 인간은 얼마나 똑똑한가?
5. 사람은 이기적이기만 한가?
6. 어떻게 하면 사람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을까?
7. 경제학에 ‘깨어 있는 시민’이 살아 있다!
8.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9. 경제학적 전제와 에우다이모니아, 지속가능한 발전
10. 임금이 높으면 경제는 성장할까? - 포스트케인지언 제도경제학의 임금주도성장
11. 우리는 지식기반경제에서 ‘지식’을 도대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12. 국가란 무엇인가?
13. 혁신성장은 가능한가? - 신슘페터리언 경제학의 국가혁신체제
14. 제도경제학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은 가능한가?
15. 자본주의경제는 모두 같은가?
16. 한국자본주의는 어떻게 진화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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