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첫 혈압측정앱 허가...'원격의료'엔 못쓴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14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 '갤럭시Z플립'이 전시되어 있다. 삼성전자 플립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은 국내 이동통신 3사(KT,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통해 이날 출시됐다. 2020.02.14. [email protected]

삼성전자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혈압측정 어플리케이션(앱)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oftware as a Medical Device, SaMD) 허가를 받았다. 혈압측정 모바일앱이 SaMD 허가를 받은 것은 세계 최초다.


21일 식약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개발한 혈압앱은 커프(Cuff·팔에 착용해 팽창‧수축하면서 혈관 수축기·이완기 혈압을 측정하는 기구) 없이 손목의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간편하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혈압앱을 작동하면 우선 블루투스로 연동된 스마트워치가 광혈류측정(PPG) 방식으로 심장박동에 따른 혈액량 변화를 체크해 이를 스마트폰에 전송한다. 측정된 값은 이력 정보에 저장돼 사용자는 그동안 측정된 혈압값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 자가진단용, 의료기관 원격활용 불가…의료법상 한계

삼성전자가 개발한 혈압측정 모바일앱의 작동 원리 /사진=식약처 제공

삼성전자의 혈압앱은 사용자에게 심장의 수축기‧확장기 혈압 및 맥박수를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존 자동전자혈압계의 의료기기 성능기준인 혈압 및 맥박수 정확도 기준 등을 모두 충족했다.

다만 혈압앱을 통해 측정한 값은 개인의 건강상태 참고용으로만 활용된다. 사용자 동의에 따라 의료기관으로 정보를 전송해 원격의료가 이뤄지면 보다 선제적인 관리가 가능하지만, 현행 의료법상 환자-의사간 비대면 진료는 불가능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삼성 측에서 의료기관에 데이터를 보내는 부분에 대한 허가를 받은 것은 없다. 기술적으로는 측정된 정보활용의 확장이 가능하겠지만 의료법이 걸려 있어 지금의 제도상으로는 의료기관에 데이터를 보내지 못한다”고 했다.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완화 지속 추진식약처는 최첨단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제품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1월 모바일앱 업체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실시해 국내외 제품 개발동향과 규제개선 필요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어 2월에는 산업계 의견을 반영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장치에 대한 허가 없이 모바일앱만 단독으로 허가받을 수 있도록 ‘모바일 의료용 앱 안전관리 지침’을 개정했다.

현재까지 모바일앱 의료기기는 의료영상분석장치 소프트웨어 등 총 35건이 허가를 받았다. 의료영상분석장치 소프트웨어는 CT와 X-ray에서 촬영한 의료영상을 의료인의 스마트폰에 전송해 확대·축소·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식약처는 “4차 산업시대를 맞아 모바일 플랫폼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첨단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기가 신속히 제품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