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원 환자가 없다" 폐업위기 의사들도 정부에 'SOS'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최대집(오른쪽) 대한의사협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관련 의원급 의료기관 경영위기 실태 및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4.28. [email protected]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동네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격히 감소해 대구, 경북, 전남 지역 동네병원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은 동네병원의 줄폐업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28일 서울 용산 의협임시회관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의원급 의료기관 경영위기 실태 및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의협은 지난 4월10일부터 21일까지 대구, 경북, 광주, 전남 지역 의원급 의료기관 352개소를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손실규모를 조사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피해규모를 보다 빨리 파악하기 위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규모가 가장 큰 대구·경북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피해규모를 조사했고, 이를 비교하기 위해 광주, 전남 지역 의원급 의료기관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대상인 352개소 중 80개소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휴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41.6%는 의료진 또는 지원의 자가격리를 위해 의료기관을 휴업했다.


휴업한 의료기관의 일 평균 외래환자 수는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7.7명 증가했으나 2월과 3월에는 각각 18.5명과 43.9명 감소했다. 매출액은 지난 1월 123만원 증가했으나 2월과 3월에는 각각 722만원과 3225만원 감소했다. 증감률로 계산하면 각각 14%와 44.2% 감소한 셈이다.

휴업을 하지 않은 의료기관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휴업을 하지 않은 의료기관 272개소의 외래 환자 수는 1월 0.6명 증가했으나 2월과 3월 각각 16.3명, 35명 감소했다. 2월과 3월 매출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0만원과 2926만원 감소했다. 증감률은 각각 10.2%와 35.1%다.

장유석 경상북도의사회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매출의 80%를 고정경비로 사용한다"며 "매출이 30% 이상 감소할 경우 고정경비를 감당하지 못해 경영난에 빠진다"고 말했다.

의협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만큼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난도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는 쉽게 종식을 말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아닌 만큼 중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동네병원 환자 수 감소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필수 의협 부회장(전라남도의사회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폐업 쓰나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을 감안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날 정부에 △정부차원의 의원급 의료기관 손실 보상 대책 확대 △의원급 의료기관 대상 세제 혜택 △코로나 극복을 위한 민간기업 혜택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제도 개선 △의료기관 질평가 등 행정규제 잠정 연기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감염장비 구입 지원료 신설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