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이 1순위"…후계자서 김평일이 밀리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 김평일 전 체코 주재 북한 대사 / 사진=노동신문(뉴스1), 더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불거지며 김평일 전 체코 주재 북한 대사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해외 북한 전문가들은 그의 집권 가능성을 낮게 봤다. 오히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정통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전문가인 니콜라스 레비 폴란드과학원 박사는 3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전 대사는 오랜 해외 외교관 생활로 북한 내 정치 권력 기반이 없다고 평가했다.

레비 박사는 "김 전 대사는 그를 지지할 인맥이 (북한 내에) 없다"며 "(그를 지지할 만한) 친구들은 해임되거나 수용소로 보내지거나 80년대에 이미 사라졌다"고 말했다. 레비 박사는 김 전 대사가 폴란드에 주재할 때 직접 만난 경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전 대사가 사교적이고 영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국제감각을 살려 자문역할 등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내 구 엘리트세력이 국제사회를 의식해 대외적 이미지가 좋은 그를 꼭두각시로 내세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시마루 지로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도 RFA에 "백두혈통이 아닌 '곁가지' 김 전 대사가 북한 최고지도자가 될 가능성은 단 1%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근거로 북한 노동당 10대 원칙 개정을 들었다. 그는 "2013년 6월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지키고, 그 순결성을 철저히 고수해야 된다'라는 문장이 추가됐다"며 "김 전 대사는 이복형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혈통이 다른 곁가지로 순수한 '백두혈통'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수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한국센터 소장도 김 제1부부장의 집권을 점쳤다. 김 전 대사는 도움을 주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 소장은 "김여정이 집권했을 때 제대로 권력을 장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그가 맡게 될 것"이라며 "현재 당에서의 지위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로 미뤄볼 때 김여정 제1부부장이 차기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