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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출신 '금배지' 강민정 "학생만 바라보고 걷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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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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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민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 중학교 교사로 25년 재직 후 교육시민단체서 활동

강민정 열린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인./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강민정 열린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인./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여의도에서 목소리를 낼 교육 전문가가 1명만 있어도 좋겠다는 바람이 컸습니다.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이라고 해도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일일이 설명해야 했고, 그런다 해도 현장의 절박함에 깊이 공감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으니까요."

제21대 국회 개원을 한 달여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만난 강민정 비례대표 당선인(59)은 자신을 정치의 세계로 추동한 힘의 뿌리는 '부채 의식'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 오래 몸담은 교육 전문가로서 공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국회를 향해 멀찍이서 비판만 하는 것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치른 첫 선거에서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의석수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을 두고 "선거법 개정 취지를 망가뜨린 행태"라고 비판했던 그가 결국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추천을 받아 정치판에 뛰어든 것도 정치에 대한 자신의 신념보다 교육 혁신이라는 대의를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25년간 중학교에서 역사와 사회 과목을 가르친 그는 2017년 명예퇴직 이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이끄는 교육시민단체 징검다리교육공동체의 활동가로 변신해 Δ학생과 교사의 참정권 확대 Δ민주시민교육 활성화 등을 위해 일했다. 학교 안팎을 두루 경험한 교육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 당선인은 교사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았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1명의 '교육계 인사'가 당선됐는데, 강 당선인을 제외한 10명은 모두 대학교수 출신이다. 입시 문제를 비롯해 크고 작은 현안이 산적한 공교육 현장을 들춰낼 인물을 꼽는 데 강 당선인 외 다른 선택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강민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강민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제19대 국회 정진후 의원 이후로 오랜만에 교사 출신이 '금배지'를 달았다.

▶교육을 잘 아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서 기대가 크다는 사람이 많다. 반면에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자'는 사람도 있어서 부담감을 느낀다. 1명의 국회의원이 해결하기에는 해묵은 교육계 과제가 많아 어깨가 무겁다. '교사 출신'이라는 수식어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교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아니다. 특정 교사단체의 입장만 대변할 생각도 없다. 학생만 바라보고 걷겠다. 학생이 행복한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부모가 불행할 리 없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와 비교해 교사 출신 국회의원을 유독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가 뭔가.

▶교사의 정치 참여가 제한돼 있으니까. 정당 활동도 금지돼 있고 집단행동도 할 수 없다.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정치단체'에 참여할 길이 열렸지만, 기준과 범위가 모호해서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교사 출신이 선거에 뛰어들어도 지지기반이라 할 수 있는 교사들은 선거운동도 못 하고 지지 의사를 밝힐 수도 없다. 현직 교사 가운데 나보다 뛰어난 교육 전문가가 많지만 운동장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직을 버리고 정치에 뛰어들 사람이 과연 나오겠나.

-'교사의 교실 밖 정치기본권 보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교사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부정적인 사람도 많은데.

▶교사들이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교육적으로도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춘 미래세대를 길러내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목표다. 그런데 정작 교사들이 민주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못 하고 있다. 뭘 어떻게 길러내겠다는 것인가. 독일 같은 경우는 오히려 교사들에게 정치 활동을 장려한다. 그래야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사의 정치적 신념이 학생들에게 무분별하게 주입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교사의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교사가 기독교 신자라고 해서 학생들에게 교회에 나올 것을 강요하나? 교사가 불교가 좋다고 포교하지도 않거니와 그런다고 없던 믿음이 저절로 생겨나나? 우리 사회가 학생들을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교사의 의도대로 세뇌되고 교화될 것이라는 구시대의 믿음을 아직도 공유하고 있다. 교사가 정치를 이야기하지 못하면 학생도 결과적으로 불행해진다.

-만 18세도 투표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도 참정권 확대를 요구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높다.

▶교사의 정치기본권과 관련해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보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 구성원의 모든 사회적 활동은 정치와 관련된다'는 구절이 나온다.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이상 누구든 관계 속에서 살아가면서 때로 논쟁하고 때로 화합한다.

이 모든 과정이 정치다. 이걸 초·중·고교에 다니는 12년 동안 차근차근 가르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 덜컹 사회에 나오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큰 선거가 2년에 한 번 치러지지 않나.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모의선거를 시행해서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최소한 4번 정도는 선거를 치러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도화로 이어지도록 국회에서 힘쓸 계획이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인./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강민정 열린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인./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공교육 역사상 처음 시도된 '온라인 개학'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현장의 대처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촉박한 준비 시간에도 교사들이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풀어가면서 빠르게 원격수업이 안착했다. 다만 교육당국과 현장의 갈등이 터져 나온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교사 패싱'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단순하게 언론보다 교사에게 먼저 교육 정책을 알려달라는 단순한 요구에서 기인한 게 아니다. 교사가 교육정책에서 배제돼 온 역사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고 본다.

-현장을 모르는 정치인이 교육부 수장을 맡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연히 전문가가 이끄는 것이 가장 좋다. 바깥에 있던 사람은 이슈를 파악하는 데만 해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교육부가 과거보다 전문가 집단과의 협력을 늘리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권한을 나누고 책임도 같이 지는 것이 거버넌스의 가치인데, 아직도 권한을 나누는 데 인색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교육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질병관리본부 등 다른 기관에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의료 분야의 전문가 이야기를 충분히 참고해서 결정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교육부의 뚜렷한 정책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다. 총선 직전 학교에서 모의선거를 시행하느냐 마느냐를 두고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안 된다고 하니까 그대로 무산됐다. 이런 식이어서는 교육부의 존재 의미가 없다.

-원격수업 시행 이후 장애 학생을 비롯한 사각지대에 놓인 교육 약자들의 어려움이 낱낱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뾰족한 방안이 있나.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다. 교육 정책을 설계할 때 가장 아래에 있는 학생을 상수에 둬야 한다. 장애를 가진 학생, 돌봐줄 보호자가 없는 학생을 중심에 두고 교육 효과를 따져야 한다. 단순하게 숫자놀음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교사 한 명 더 배치하고, 기기 좀 더 보급하는 방식으로는 어림없다.

-국회 입성 이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교육의 문제는 결코 한 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과제도 많고 층위도 다양하다. 4년 안에 몇 개나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전체적인 맥 자체를 바꾸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너무 오랫동안 지식경쟁에 몰두했고, 입시 사다리가 무너지지 않아 서울과 서울 외 지역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의 교육 목표는 뛰어난 인재 1명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평균 이상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재정립돼야 한다. 이런 목소리를 계속 내겠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행복해야 하는데, 아파하는 지경까지 왔다. 국가와 사회가 책임을 엄중하게 느껴야 한다. 어쩌면 지난 25년 동안 학교에서 머물렀는데도 조금도 바꾸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털기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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