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살아난 동네 슈퍼마켓, 이젠 배송까지 넘본다

8일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신길3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2019.5.8/뉴스1

코로나19(COVID-19)가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휩쓸고 간 사이, 위기의 SSM(기업형 슈퍼마켓)은 기회를 맞았다.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이 좋고 편의점보다 잘 갖춰놓은 식품 구성이 유례없는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SSM을 살린 셈이다. 불씨를 살린 SSM은 배송서비스 강화 등 온·오프라인 결합을 통해 제2도약을 준비한다. 코로나19로 살아난 SSM

업종별 코로나19 영향 (1월vs3월 결제금액)/사진제공=와이즈앱

4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3월 GS슈퍼마켓,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4개 슈퍼마켓 소비자 결제 추정금액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1월 대비 33% 증가했다.

특히 SSM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들이 죽쑤는 사이 '나홀로' 증가세를 나타내 눈에 띄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월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을 집계한 결과 SSM이 5.5%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 백화점(-40.3%), 대형마트(-13.8%), 편의점(-2.7%) 등의 매출이 감소했다. SSM은 지난해 6월 줄곳 감소세를 나타내다 지난 2월(8.2%)부터 상승세 보였다.


점포당 매출액도 SSM(9.4%)을 제외한 대형마트(-13%), 백화점(-38.2%), 편의점(-8.1%)은 모두 감소했다. 신선·조리식품(17.9%), 가공식품(5%), 농수축산(3.1%) 등과 같은 식품(7.1%) 소비가 증가하면서 SSM의 매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GS리테일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지난해까지 적자에 허덕이다 올 1분기 영업익 16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롯데슈퍼 1분기 매출액도 전년대비 1% 증가한 4787억원으로 예상된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롯데슈퍼의 경우 소비자들의 근거리 쇼핑 선호 현상에 힘입어 소폭이지만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불씨 살리자" 슈퍼마켓 배송전쟁

(서울=뉴스1) = 30일 서울 화곡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강서점에서 모델이 요기요 장보기 즉시배송 서비스 확대에 대해 알리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일부 점포에서 시범 운영 중인 ‘요기요 장보기 즉시배송 서비스’를 수도권 21개 점포로 확대했다. 해당 점포 1.5km 인근 소비자는 배달 앱 ‘요기요’를 이용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신선식품, 간편식,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약 400~600종의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로 배송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 제공) 2020.3.30/뉴스1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 어중간한 포지션으로 외면받던 SSM이 코로나19 이후까지 살아남기 위해선 경쟁력 강화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새벽배송, 간편결제 확산으로 무섭게 커 가는 온라인쇼핑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경쟁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이에 각 유통사들도 비효율 점포 정리, 신선식품 강화와 동시에 배송서비스 확대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슈퍼마켓을 배송 물류기지로 삼아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늘려가는 전략이다.


롯데는 최근 온라인 통합몰 '롯데온'을 론칭하면서 롯데슈퍼와 손잡고 새벽배송을 강화했다. 기존 롯데슈퍼에서 운영했던 전국 13곳 온라인 전용 프레시센터에서 신선식품을 포장해 새벽 배송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배달 앱 '요기요'와 손잡고 1시간 이내 즉시배송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2월 이용자수가 이미 전월대비 약 60% 늘었고 3월 말부터 수도권 지역 21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SM이 코로나19로 반짝 특수를 누린 이후에도 살아남기 위해선 신선식품을 강점으로 한 빠른 배송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