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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이네" 코로나 감염 후, 이웃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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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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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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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0일 코로나 확진자 이동 동선인 인천 연수구 옥련시장의 한 마트에서 직원들이 자진폐점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월10일 코로나 확진자 이동 동선인 인천 연수구 옥련시장의 한 마트에서 직원들이 자진폐점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약 100일 만에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투명한 정보 공개가 꼽힌다. 확진자가 발생하는 즉시 동선을 분석한 뒤 시간대별로 자세히 공개하면서 성공적인 방역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가가 방역에 불필요한 정보까지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드러내 불필요한 인권침해를 일으켰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향후 코로나19 또는 새로운 감염병의 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륜남·업소녀 논란, 방역에 꼭 필요한가요?


2월22일 경북 포항시 북구 보건소 기동방역팀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북구 장성동 시영아파트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월22일 경북 포항시 북구 보건소 기동방역팀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북구 장성동 시영아파트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확진자의 동선 공개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내내 가장 큰 이슈였다. 초기에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불안을 덜고 개방적인 방역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각 지자체에 동선 공개를 서둘러달라는 요청이 빗발칠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작용도 속출했다. 개인 신상과 동선이 지나치게 자세히 공개되면서 온라인에서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졌다. 실제로 일부 확진자의 동선을 통해 개인 신상이 유출되거나 '불륜남', '업소녀' 등으로 조롱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백재중 인권의학연구소 이사는 "이름만 나오지 않을 뿐 나이, 성별, 사는 동네까지 모두 공개되면서 주변 사람은 누군지 다 알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방역에 필요한 정보는 방문 장소와 시간인데 불필요한 정보까지 모두 드러나 프라이버시가 무차별적으로 침해됐다"고 말했다. 지자체별로 구체적인 동선 공개 내용과 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뒤늦게 방역당국은 접촉 이후 14일이 지나면 정보를 삭제하고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공개 범위를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미 퍼진 정보는 되돌리기 어려운 데다 확진자 증가 추세가 다시 불붙을 경우 전면 공개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빅데이터를 이용해 개인의 동선을 추적하는 방식 역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휴대전화 위치 정보와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취합해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10분 만에 도출해 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홍보했다. 백 이사는 "방역 차원이라면 괜찮지만 불순한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인권침해 논란, 안 좋은 선례 될 수도"


자가격리 위반자에게 적용되는 안심밴드. /사진=뉴스1
자가격리 위반자에게 적용되는 안심밴드. /사진=뉴스1

자가격리자 이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안심밴드'(전자팔찌)도 논란 대상이다. 정부는 애초 자가격리자 모두를 대상으로 안심밴드를 도입하려 했지만 이중 이탈자로 범위를 축소했다. 안심밴드 논의가 수면 위로 오르자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 등 여러 단체와 시민사회에서 자가격리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반발에 부딪히면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가격리자는 성폭력범죄자와는 성격이 다른데도 안심밴드를 통해 개인에게 민감한 위치정보를 국가에 헌납한다는 것은 문제"라며 "안심밴드를 착용한다고 해서 방역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도 별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논란이 향후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상희 교수는 "정부의 규제는 언덕에서 구르는 눈덩이처럼 끝도 없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며 "방역 목적으로 안심밴드를 채우는 것이 정당화된다면 앞으로 국가가 다른 목적을 위해서도 안심밴드 착용을 강제할 수 있도록 만드는 안 좋은 선례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이사는 "한국 사회는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 국민들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며 "다만 이번에는 너무 지나친 나머지 인권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소홀히 여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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