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문학상의 쾌거…김초엽의 ‘일본 최고 선인세’, ‘SF8’에 수상자 절반 참여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 및 가작 동시 수상자 김초엽 작가(왼쪽)와 제4회 중단편 대상 수상자 황모과 작가.

머니투데이 주최 ‘한국과학문학상’ 공모전 수상자들의 성과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일본 출판사와 최고 금액으로 알려진 선인세로 계약하거나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는 등 한국 과학문학의 저변과 인지도를 넓히는 소식이 연일 날아들고 있다.

2회 중단편 대상 및 가작을 동시에 수상한 김초엽 작가는 최근 일본의 명문 출판사 하야가와(早川書房)와 출판 계약을 맺었다.


국내 출판사 동아시아의 한성봉 대표는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일본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했다”며 “계약상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일본에 진출한 한국 저작물 중 최고의 선인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해외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생경하고 얼떨떨하다”며 “SF 시장이 비교적 큰 일본에서 내 작품이 편안하게 읽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작가의 중단편 대상작 ‘관내분실’이 영화화한다는 얘기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작품 ‘기파’로 3회 장편 대상을 받은 박해울 작가는 영상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대형 기획사에서 보낸 ‘러브콜’로 영화로 갈지, 드라마로 갈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작가는 “이야기는 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우수상 수상자 박지혜 작가(왼쪽),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가작 수상자 김혜진(가운데), 이루카 작가.

MBC가 오는 8월 8부작으로 진행하는 SF 드라마 시리즈 ‘SF8’에는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자 4명의 작품이 실렸다.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인 김창규 작가까지 포함하면 8편 중 5편이 이 드라마에 참여한 셈이다.


국내 영화감독들이 연출을 맡은 이 시리즈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기술발전을 통해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리즈엔 1회 공모전 우수상 수상자 1명, 2회 공모전 가작 수상자 2명, 4회 중단편 대상 1명 등 수상자 4명이 이름을 올렸다.

박지혜 작가의 1회 우수상 수상작 ‘코로니스를 구해줘’는 아프리카TV의 유명 BJ인 여성 게이머 '주노'가 인간의 근원적 공포를 구현하는 가상현실(VR)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사를 재구성하며 혼란에 빠지는 내용이다. 드라마에선 ‘하얀 까마귀’라는 이름으로 방송되며 아이돌그룹 EXID의 하니가 출연한다.

박 작가는 “SF에 BJ의 공포 스릴러물이 결합한 장르”라며 “PD말로는 내 작품에 CG가 가장 많이 들어가서 제작비를 가장 많이 썼다고 한다”고 웃었다.

2회 가작 수상자 김혜진 작가의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는 민규동 감독이 ‘간호중’이라는 이름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이루카 작가(2회 가작)의 ‘독립의 오단계’는 김의석 감독이 ‘인간증명’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간호중’엔 이유영이, ‘인간증명’에는 문소리가 각각 출연한다.

이루카 작가는 “이 작품은 예정된 분량보다 더 찍어서 영화제 출품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는 8월 방영예정인 SF 드라마 시리즈 'SF8'에 출연하는 배우들. 왼쪽부터 하니, 이유영, 최시원, 문소리.

4회 중단편 대상 수상자 황모과 작가는 공모전 출품작 ‘모멘트 아케이드’ 대신 ‘증강 콩깍지’라는 작품을 드라마화한다. ‘작업의 정석’, ‘패션왕’의 오기환 감독이 연출한 이 드라마는 유이, 최시원이 주연을 맡았다.

공모전 수상자는 아니지만, 한국과학문학상 1~4회까지 심사위원을 맡은 김창규 작가의 작품도 드라마에 투입됐다. 그의 작품 ‘백중’은 배우 이시영이 출연하는 ‘블링크’라는 이름의 드라마로 재탄생한다. 귀신으로 불리는 인공지능 형사와 인간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8편의 작품은 애초 40분씩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50분씩 10분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판 오리지널 SF앤솔러지 시리즈를 표방한 ‘SF8’은 AI, VR, 로봇, 호러, 데이터, 초능력 등 SF의 모든 소재를 한꺼번에 만날 기회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