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도 모건스탠리도 "경제, 이미 바닥 쳤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기업들이 잇따라 경기 바닥론을 꺼냈다. 미국과 유럽에서 경제활동 재개가 시작된 점과 각 업체의 실적 변화가 그 근거다. 다만 코로나19 2차 유행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하다.

/사진=AFP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바닥 지난다는 신호 나온다"지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많은 나라들이 조심스럽게 경제를 재개하고 있다"며 "경기는 아마 바닥을 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플로리다, 뉴저지, 조지아 등을 포함해 20여개 주가 일부 소매점의 영업재개를 허용하는 등 봉쇄 조치의 단계적 완화에 돌입했다. 이탈리아가 4일부터 제조업 생산활동을 재개하고 같은 날 스페인이 일부 상점 영업을 재개하는 등 유럽 주요국들도 경제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선진국 경제가 2분기 중 평균 32% 위축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3분기에는 16% 반등하고 4분기 다시 13% 성장하는 등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도 경기 바닥론을 내놨다. 체탄 아햐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우리가 추적하는 지표들에 근거하면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중국 경제는 2월에 바닥을 쳤고, 유로 지역은 4월에 저점을 지나고 있으며 미국도 4월 말 이를 뒤따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플·페북·알파벳 "최악은 지난 듯"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사진=AFP

미국의 굵직한 IT 대기업들은 4월 말 1분기(1~3월) 실적 발표를 진행하면서 대부분 시장이 기대했던 2분기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단 뜻이다. 하지만 애플,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은 선방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최악은 지났다'는 진단도 조심스레 내놨다.

애플은 1~3월 매출액이 583억달러(71조4467억원)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515억4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셧다운 여파로 아이폰 매출은 부진했지만 아이클라우드나 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 매출이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시장이 특히 주목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을 직접 받은 애플의 낙관론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2월에 중대한 실적 급감이 있었지만 3월에 약간 회복세를 보였고 우리는 4월에 더 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알파벳도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1~3월 페이스북 매출액은 177억4000만달러로 시장 기대치(175억달러)를 넘었고 알파벳도 412억달러로 기대치(403억달러)를 앞질렀다. CNBC에 따르면 루스 포라트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사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사용자들이 상업적인 활동을 재개한다는 초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말해 최악은 지났다는 뜻을 내비쳤다.

코로나19 '2차 유행'에는 모두가 '경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사진=AFP

글로벌 은행과 기업들은 코로나19의 재확산과 그로 인한 경제적 타격 가능성에 대한 긴장감도 유지했다.

제임스 포메로이 HSBC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의 급격한 전환에 베팅하지 말라"며 "(봉쇄 조치) 규제를 점차 완화함에 따라 강조되는 또 다른 위험은 2차 유행의 잠재력이고 이는 경제 활동을 더욱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도 최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보유 플랫폼 사용자 수가 처음으로 월 30억명을 넘어섰지만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의 주수입원인) 광고업은 거시 경제에 민감하고 변동성이 큰 사업"이라며 "감염률이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지기 전에 특정 장소 경제활동을 너무 빨리 재개할 경우 공중보건과 경제 성장을 해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