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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김정은 신병이상설에 왜 그토록 현혹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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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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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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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현대인의 4가지 인지적 편향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은 김정은 신병이상설에 왜 그토록 현혹됐을까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간 자취를 감췄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정부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사망설을 적극 유포한 태영호, 지성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많은 비난을 받았다. 물론 사망설은 오보였다. 사망설이 보도될 때 마다 사망했다면 김정은 아마 10번도 넘게 저승을 들락날락했을 것이다.

사실일 가능성이 희박함에도 부정적인 뉴스가 이렇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미국 과학잡지 디스커버(Discover) 5월호에 게재된 토마스 힐스(Thomas Hills) 영국 워릭대학 심리학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힐스 교수에 따르면, 기술발달과 정보급증에 따른 인지과부하에 직면한 현대인들은 진화과정에서 형성된 인지적 편향에 의존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일을 결정한다. 무수한 정보들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직감에 의존해서 정보의 중요도를 결정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과거 인류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편향들이 현대 사회에 와서는 오히려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첫 번째는 부정적 편향(negativity bias)이다. 70만년 전부터 생존해온 인류는 기원전 8000년이 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기간을 수렵과 채집에 의존해서 살았으며 가장 큰 위협은 포식동물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류의 뇌는 포식동물에 대한 경계심을 최우선시하도록 만들어졌고 덜 위협적인 뉴스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끔 진화했다.

따라서 현대인은 지금도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에 더 귀를 쫑긋한다. 김정은 사망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대공황 같은 뉴스에 사람들이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정치인, 경제학자, 언론매체를 막론하고 근거가 빈약한 김정은 사망설 등 부정적인 뉴스를 유포하려는 유혹에 쉽게 빠진다.

두 번째는 군집 편향(herd bias)이다. 군집 편향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사람들이 군중을 따르도록 만든다. 구석기 시대에는 부족의 모든 사람이 숲이 아닌 강을 향해서 뛰어간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덩달아 강으로 뛰어가는 게 현명한 행동일 것이다.

인류가 수렵·채집 생활을 할 때는 다수를 따르는 게 좋은 결과를 나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인 현대 사회에선 정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예컨대 코로나19 확산 위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모두 주식을 내다 파니까 나도 주식을 매도하는 건 현명한 행동이 아닐 수 있다.

세 번째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확증 편향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는 정보를 선호하도록 만든다. 예컨대 선사 시대에 인류는 주술사가 하늘에 기도를 드린 후 비바람이 부는 것을 주술사의 영능을 입증하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싶어했다. 그리고 비록 사실이 아닐지라도 그런 해석은 사회적 응집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확증 편향은 엄청난 대가를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전 세계적인 대공황이 온다고 생각하면 이 논리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믿게 된다. 코로나19 공포가 정점을 향해 치닫던 3월 13일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미국인 절반에 해당하는1억50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두려워하던 많은 투자자들은 부정적 편향과 확증 편향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이 경고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마지막은 패턴인식 편향(pattern-recognition bias)이다. 인간의 뇌는 현실세계에서 무작위로 발생하는 사건들에서 끊임없이 일정한 질서를 찾으려고 하는 패턴탐지 장치와 같다. 그리고 이런 편향은 과거 인류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해왔다.

대형 육식동물이 첫 여름비가 내리고 나서야 초원에 도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체험적으로 깨달은 고대 인류는 진화적 이점을 이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일정한 패턴을 탐지하려는 사람들의 집착은 외삽법(extrapolation)을 차용해서 미래 패턴까지 무리하게 예측하도록 만든다.

외삽법은 과거 추세가 미래에도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과거의 추세선을 연장해서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기법이다. 예컨대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약 10년 주기로 일어났다면서 2018년 혹은 2020년에도 초대형 위기가 발생할 거라는 추론이다. 물론 들어맞을 가능성이 작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5월 8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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