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핑크의 경고 "美법인세 21%→29%로 인상될 수도"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사진=AFP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 조언가이자 미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회장인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법인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주장과 정반대 전망이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핑크 회장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통화에서 미국 법인세율이 현행 21%에서 28~29%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 경기가 점차 더 부진해질지라도 회복을 위해 고전 중인 분야를 구하기 위한 긴급 (정부 재정 지원) 노력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할 것"이라며 "개인에 대한 세금이 인상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블랙록의 대변인은 이같은 언급에 대한 논평을 거절했다.

법인세 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자국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행했던 치적 중 하나로 여겨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대규모 법인세·개인소득세 감세안을 의회 통과시켰었고 당시 법인세 세율은 35%에서 21%로 낮아졌다.

아울러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근로소득세)와 자본소득세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세금 인하론에 불을 지피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종 경제 자문 역할을 해 온 핑크 회장이 정부 분위기와 정반대격의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핑크 회장의 이같은 세금인상론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단 뜻으로 풀이됐다.

핑크 회장은 세금 인상에 대한 전망 외에도 △대규모 파산 △빈 비행기(항공 산업 약화) △소비 위축 등을 예상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블룸버그도 약 30만 개의 소기업으로 구성된 협회 조직 '메인 스트리트 아메리카' 4월 발표자료를 인용해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될 경우 미국 소기업 중 약 25%가 올 해 안에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핑크 회장은 "적은 이윤으로 운영되는 식당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속에서 손님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면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번 발병은 미국인의 정신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하다"며 "당분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비행을 하려는 사람들의 의욕을 떨어트릴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핑크 회장은 '화이트 칼라' 산업 전반에 걸쳐 원격 근무가 시행중인 와중에 대규모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가 행해지기 전까지는 근로자들의 완전한 직장 복귀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핑크 회장은 지난 3월 단기간 회복 기대를 경계하면서도 "장기적 시각으로 보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회복할 것"이라며 "당장 발밑을 보고 있는 단기 투자자보다는 멀리 지평선을 내다보는 장기 투자자에게 엄청난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