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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이 저축은행처럼 되면? 경쟁 심화로 영세 신협 퇴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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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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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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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유대 시군구→전국 10개 구역 신협법 개정안 정무위 통과…풀뿌리 서민금융 붕괴될라

신협이 저축은행처럼 되면? 경쟁 심화로 영세 신협 퇴출 우려
지역 공동유대를 바탕으로 설립된 신용협동조합이 사실상 저축은행처럼 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 주목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경쟁이 치열해져 일부 영세한 신협은 퇴출되고, 신협이 더 이상 상호부조 기반의 서민금융으로서의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조합의 설립과 가입기준인 공동유대를 시·군·구에서 전국 10개 구역으로 넓히는 '신용협동조합법 일부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신협법 개정안은 지난 3월 5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현재 신협은 시·군·구를 단위로 조합원을 모집하고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유대가 △서울 △인천, 경기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대전, 충남 △광주, 전남 △충북 △전북 △강원 △제주 등 10개 구역으로 광역화하면 사실상 저축은행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저축은행은 전국을 △서울 △인천, 경기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강원 △광주, 전남, 전북, 제주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영업하고 있다.

신협은 더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개정안을 반기지만 우려도 크다. 우선 밀접한 생활권을 기초로 한 협동조합의 정체성이 사라지게 된다. 예컨대 부산 중구의 지역 신협이 부산은 물론 울산, 경남까지 영업구역을 넓히면 부산 중구 신협 의미가 퇴색한다.

경쟁이 심해지면 결국 규모가 작은 신협은 퇴출될 수밖에 없다. 신협은 1990년대 후반 조합 간 자산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실이 발생했고, 2003년까지 580개 신협이 사라졌다. 이후에도 신협은 부실대출 등으로 209곳이 문을 닫았고, 현재도 64곳이 구조조정 중이다.

농협 등 다른 상호금융회사와의 형평성도 문제다. 현재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은 각각 법에 따라 시·군·구를 영업구역으로 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도 행안부 고시로 시·군·구 단위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다. 만약 농협 등도 영업구역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하면 전국 3500개의 조합이 저축은행화 하게 된다.

신협이 광역화하면 세제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 신협 조합원은 출자금 1000만원과 예탁금 3000만원까지 배당과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도 신협의 공동유대를 광역화하는 것에 신중한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5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공동유대 범위를 확대하면 다수의 영세조합들은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고 농·수·산림조합 등 다른 상호금융조합과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확대로 이어지면 지역기반의 서민금융시스템이 붕괴돼 신협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유대 확대 외에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번 개정안은 좁은 지역을 단위로 영업을 하다보니 돈을 굴릴 곳이 없다는 불만에서 나온 만큼 금융위는 비조합원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군구 단위의 공동유대 틀은 유지하되 인접 시군구로는 공동유대로 확대하거나 비조합원 대출한도를 3분의 1에서 2분의 1로 완화하는 걸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학렬
    이학렬 tootsie@mt.co.kr

    머니투데이 편집부, 증권부, 경제부,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슈플러스팀 등을 거쳐 금융부에서 금융당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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