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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아닙니다"…전 세계 아무나 못만드는 '수분장치' 메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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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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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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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엑스포 2020-그린수소 게임체인저②]코오롱인더스트리 R&D 총본산을 가다

서울 마곡산업지구에 위치한 코오롱원앤온리타워 전경. /사진제공=코오롱그룹
서울 마곡산업지구에 위치한 코오롱원앤온리타워 전경. /사진제공=코오롱그룹
서울 강서구 화곡동 마곡산업지구 마곡동로에는 독특한 외관으로 사람들이 '미술관'이라고 착각하는 건물이 하나 있다. 직사각형 형태의 주변 빌딩들과 달리 이 건물은 유리 외벽에 섬유 직조패턴을 형상화한 패널을 전면에 둘렀다. 이곳이 바로 코오롱그룹의 연구개발(R&D) 총본산인 '코오롱원앤온리(One&Only)타워'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미국 건축가 톰 메인이 설계를 맡았는데 코오롱인더스크리의 최첨단 신소재인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를 활용해 섬유산업을 모태로 성장한 코오롱의 정체성을 확연하 보여준다는 평이다.

이곳은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알찬 사업을 주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 메카 격이기 때문이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비롯해 전 계열사에서 1000여명의 R&D 인력들을 이곳에 입주시켜 유망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수소자동차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수분제어장치'가 이곳에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공동개발을 통해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수분제어장치는 코오롱이 전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 손꼽는 '멤브레인'으로 수소차 핵심부품업체 '변신'


원래 코오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섬유와 패션. 그래서인지 코오롱 하면 '수소' 떠올리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코오롱은 수소차의 핵심부품을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구하고 개발해 온 기업이다.

그렇게 코오롱이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수소 기술이 바로 '멤브레인(Membrane)'이다. 멤브레인이란 한마디로 선택적 투과소재를 말한다. '필터'라는 개념보다 몇 걸음 더 나아간 멤브레인은 특정 물질을 원하는 수준만 선택적으로 투과시킬 수 있다. 처음에는 정수기에 쓰려고 이 기술을 개발했다. 의료용 혈액투석막에 사용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의 가능성을 현대차가 먼저 알아봤다. 2005년 현대차는 코오롱에 "멤브레인 기술을 수소차에 한번 활용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기술 상용화의 대전환점을 맞은 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하는 이무석 상무는 "자동차 부품이 되려면 -140도부터 +120도까지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는 가장 검증된 수준제어장치 기술을 코오롱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멤브레인 수분제어장치는 수소연료전지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꼭 필요한 부품이다. 수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구조다. 전기에너지가 잘 만들어지려면 수소이온의 움직임이 활발해야 하는데, 멤브레인은 수분을 선택적으로 투과시켜 이 수소이온이 이동할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멤브레인 기술력이 뛰어날수록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성도 커지는 것이다.

수분제어장치는 또 다른 깜짝 기능도 있다. 바로 미세먼지 제거다. 수소전기차는 사실상 움직이는 공기청정기인 셈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만약 수소차 1만대가 운행한다면 디젤차 2만대가 배출하는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모두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세계 점유율 50% 잡는다…수출 위한 제도 개선도 절실


전 세계에서 이 수준의 수분제어장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손꼽는다. 이중에서도 코오롱은 기술력 뿐 아니라 높은 생산능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코오롱의 수분제어장치는 경상북도 경산 코오롱인더스트리 공장에서 직접 만든다.

경산공장은 현대차의 수소차 사업 전략에 맞춰 공급량을 쑥쑥 키워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에도 불구, 경산공장 생산라인은 설비를 더 증설하는 추세다. 코오롱그룹은 올해보다 50% 이상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설비를 내년까지 이곳에 추가할 계획이다.

문희완 경산공장 FCH생산팀 팀장은 "공장 내 철저한 방역은 물론 생산 조직을 소그룹으로 재편하고 그룹간 접촉을 최소화해 코로나19에도 차질 없이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영향이 없을 순 없지만 기술력과 제품력으로 얼마든지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코오롱그룹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코오롱그룹
코오롱은 현대차 외에도 글로벌 수소차 생산업체들과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코오롱에 먼저 수분제어장치를 문의해 올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완성차 뿐 아니라 차 부품업체들로 계속 영업망을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수분제어장치의 활용 범위도 키울 방침이다. 수소차는 물론 건물용 발전기와 드론, 중장비 등에도 수분제어장치를 활용하는 추세다. 당장 건물용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두산퓨얼셀파워와 에스퓨얼셀, 범한산업 등에 건물용 수분제어장치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무석 상무는 "유럽에서 진행중인 선박과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기대가 크다"며 "이 연구개발이 현실화되면 수분제어장치의 확장성은 무궁무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술 개발에 소홀하진 않는다. 코오롱은 최초 개발 이후 현재까지 누적투자액만 700억원을 썼다. 2025년까지 수분제어장치로 전 세계 시장의 5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연료전지 기술은 정부의 국가핵심기술이어서 해외수출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국가핵심기술이기 때문에 수출을 하려면 정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기술 유출 문제를 최소화할 제도적 보완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며 "소재부품은 내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수출을 늘릴 방안이 필수적이다"고 지적했다.

수소경제 기획-코오롱인더스트리 수소연료전지 관련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수소경제 기획-코오롱인더스트리 수소연료전지 관련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MEA·전해질막 등 사업영역 확대…2년내 수소 매출 1000억 돌파


코오롱은 수분제어장치를 뛰어넘어 MEA(막전극접합체) 사업도 추진 중이다. MEA는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에서 전기를 발생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수소연료전지 원가의 절반 정도를 MEA가 차지할 정도로 핵심 부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4년 MEA 개발에 본격 착수해, 2016년에는 미국 코어(Gore)와 협약을 맺고 MEA 핵심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미 MEA 파일럿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의 또 다른 핵심소재인 전해질막 국산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해질막은 전극 사이의 수소이온을 전달하고, 수소와 공기의 직접 혼합을 방지하는 격막 역할을 해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3년부터 이 기술 개발에 착수해 현재 양산기술 개발 단계다.

이런 기술들이 속속 상용화되면 오는 2022년까지 코오롱그룹의 연료전지 관련 매출만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무석 상무는 "결국 소재부품이 뒷받침돼야 전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며 "코오롱이 혁신과 기술력으로 수소 소재부품의 새역사를 쓰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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