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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용산'을 꺼내든 정부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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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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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개발’은 부동산을 다루는 정책 당국자들에게 일종의 금기어였다. 2018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마스터플랜 발표 후 서울 집값에 기름을 부은 때부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서 박 시장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고 박 시장은 결국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 사건은 이명박-오세훈-박원순으로 이어지는 용산 개발의 흑역사 중 한 장면으로 남았다.

그랬던 ‘용산’을 정부가 다시 꺼냈다. 6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엔 용산 철도정비창에 8000가구를 지어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서울 도심 18곳에 1만5000가구를 공급할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내용에 ‘용산 정비창 8000호’라고 한줄 걸쳐져 있었지만 언론들은 ‘용산’을 제목으로 뽑았다.

용산이 갖는 상징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대책의 맨 앞에 ‘공공재개발 활성화’를 올려 놓았지만 가장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내용은 ‘용산’이었다. 2022년까지 2만호를 확보하겠다는 공공재개발은 참여할 재개발지역을 검토하고 주민 동의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반면 용산 8000가구 부지는 코레일 땅에 짓는 사업이다. 정부가 확정하면 바로 착수 가능하다. 게다가 국토부와 서울시가 엇박자를 냈던 2018년과 달리 이번엔 협의 하에 발표됐다.

#누구는 용산 개발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용산’을 들고 나온 정부에게서 어떤 ‘자신감’이 느껴진다. 실제로 용산이 들썩거리자 정부는 곧바로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밖에도 총선 이후 정부는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개발 호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가 ‘용산 개발 계획’을 발표한 날 서울시는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국내 최고층 건물을 짓는 GBC 착공을 허가했다. 이틀 후에는 강북 지역 최대 재건축이라는 성산시영아파트가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됐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 30만호 공급은 최대한 시간을 당기고 이명박 정부에서 썼던 ‘사전청약’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반면에 11일엔 분양권 전매 제한 지역을 수도권 전역과 광역시로 확대하고 부동산 법인에 대한 강력한 조사계획을 발표했다. 일부에선 사실상 이 정부의 21번째 부동산대책이라고까지 평가했지만 정부는 브리핑은 커녕 몇장의 보도자료로 끝냈다.

며칠 전엔 공급 확대 계획을 내놓고 며칠 후엔 다시 수요 억제책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시장을 들었다 놨다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하락 중이다.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낙폭은 조금 줄었지만 7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과 달리 오르던 수도권도 상승폭이 줄었다. 분양권 전매 금지 전까지는 로또 청약 광풍이 더 강할지 모르지만 8월 이후엔 청약열기도 지금만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집값이 지금처럼 하향 추세를 계속할지 장담할 순 없다. 막대한 유동성이 결국 집값을 밀어 올릴 것이다, 규제가 전국으로 퍼지면 사람들이 다시 서울 투자에 나설 것이다 등 여전히 집값 상승을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물론 ‘정부가 정책을 만들면 시장은 대책을 만든다’고 어딘가 규제의 빈틈을 노린 투자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는 지역이 어디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수억원씩 떨어진 강남 급매물이 누군가에게는 강남 투자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지역, 일부 투자자들의 이야기다. 전체적으로 집값이 계속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촘촘해지는 각종 규제 뿐만 아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 환경은 그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 있다지만 대출 규제로 끌어다 쓸 방법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시장을 예측할 자격도 능력도 안되지만 지금은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말보다는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이 더 와 닿는다.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 사진=인트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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