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세상읽기]통계로 사고하는 세상

/사진=통계청

#아래 ‘출산 후 부모의 소득 격차’와 ‘부모의 가정 내 성역할 학습과 소득 간의 관계’ 그래프를 보고 의미하는 바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하시오.(대학 입학 면접 질문)


#주어진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게임회사 X의 A, B, C, D국별 판매전략을 제시하시오. (공기업 입사 논술시험)

최근 한 대학교 입학시험과 공기업 입사시험에 나온 논술문제다. 학교나 기업의 인재채용시 그래프나 표 등 통계자료를 활용한 질문이 많아지고 있다. 주어진 정보를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방증이다.

오늘날 스마트 기기에서 쏟아지는 정보는 쉼 없이 빅데이터를 생산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키보드 몇 번만 두드리면 누구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정보가 경쟁력이라던 말은 옛말이다. 정보의 홍수에서 진짜를 가려내고, 평범함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능력이 요구되는 때다.

또한 빅데이터의 활용 역량도 중요하다. 통계처리 된 빅데이터는 이제 우리 생활의 문제 해결에 유용하게 쓰인다. 가령 통계청과 SK텔레콤의 모바일 빅데이터 기반의 ‘유동인구 지도 서비스’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 일별 인구 이동량을 분석해왔다. 고강도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이 따뜻한 봄날 나들이를 떠나면서 이동량이 크게 증가하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는 사회 현상을 포착했다. 그리고 이는 더 효과적인 방역 대책 수립으로 이어졌다. 흩어져있는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해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대다.


이와 같은 시대 변화에 따라 우리의 통계교육도 공식을 넣어 답을 구하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국어, 사회, 수학을 넘나드는 생활 속 참여형 통계교육으로 변화하고 있다. 통계마인드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 왔던 통계청은 최근 <실용통계> 교과서를 만들어 보급 중이다. 이제 학교 수업에서 학생 스스로가 일상생활의 문제를 설정하고 자료를 수집해 결과를 해석해봄으로써 통계적 문제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다.

20세기 초 영국의 문명 비평가였던 허버트 조지 웰스는 장차 유능한 사회인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에는 읽기와 쓰기 능력과 마찬가지로 통계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빅데이터 시대, 그의 예언처럼 통계로 사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도구를 사용하면서 지혜롭게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처럼 앞으로 통계를 지혜롭게 사용하는 이가 많아져 우리의 삶이 더욱 좋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