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쉼터' 헐값 매각 논란…정의연 "적법 절차 거쳤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최근 불거진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정의기억연대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2013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신다며 구입한 ‘쉼터’를 최근 구매가의 절반 수준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정의연 등에 따르면 정대협은 지난달 말 경기 안성시 금광면에 위치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매각했다. 이 쉼터는 2013년 현대중공업이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공동모금회’를 통해 건넨 10억원 중 7억5000만원을 들여 구입한 것이다.

쉼터 매각은 2016년 말부터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은 "정대협 쉼터 매각의 필요성은 2~3년 전부터 제기되어 내부논의를 꾸준히 진행해 온 사항"이라며 "적합한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현재 매매계약 체결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4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전해졌다. 7억5000만원에 구입했던 것을 생각하면 거의 반값에 매각한 것이다.

반면 경기도가 산정해 공시한 쉼터의 개별단독주택공시가격은 정대협이 매입한 2013년 1억5200만원에서 올해 1월 기준 1억7600만원으로 2400만원이 상승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쉼터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지만 실제 이용하는 할머니들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정의연 이사장인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의 아버지 윤모씨가 최근까지 이곳을 관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쉼터를 구입한지 몇년 되지 않아 매각을 결정하고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부금을 졸속으로 운영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매각이 누구에게 이뤄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정의연은 헐값 매각 등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쉼터는 그 사업의 목적이 종료되거나 더 이상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의하여 반납하거나 재지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연은 또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 추천받은 회계기관으로부터 객관적인 회계검증을 받겠다"며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은 ‘개인 횡령 의혹’ 등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