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감사의견거절…바빠진 채권단, 추가 지원 나서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쌍용차 본사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 1분기 재무제표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당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바빠졌다.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연장 여부에 따라 최악의 경우 쌍용차는 파산할 수 있지만 말을 아끼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가 지난 15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은 감사의견을 표시하지 않았다.

삼정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한 이유는 쌍용차가 계속기업으로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분기 쌍용차는 1분기 986억원의 영업손실과 19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898억원 초과하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여부는 부채상환과 기타 자금수요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과 안정적인 경상이익을 위한 재무와 경영개선 계획 결과에 따라 좌우된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감사의견 거절이 채권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고민이 커졌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만 지원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대주주가 포기한 것이다. 여기에 회계법인이 계속기업으로서의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금줄도 막혔다.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가 감사인이 의견을 거절한 기업에 추가적인 대출을 해주긴 어렵기 때문이다.

산은 등 기존 채권단마저 손을 떼면 쌍용차는 회생절차(법정관리) 내지 청산할 수 밖에 없다. 쌍용차는 올해 갚아야할 차입금만 4000억원에 육박한다. 산은 등 채권단은 신중하다. 산은은 쌍용차에 1900억원을 빌려줬다. 산은 관계자는 "당장 입장을 표명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오는 7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700억원의 차입금 만기 연장 관련해서도 "쌍용차가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개별 기업에 대해선 언급할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채권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풀어야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지난 4월6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언론과 민간 자문위원 등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채권단 등이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월 위원장의 공개 서신 이후 특별히 달라진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