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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죄인이 아닙니다"[송정렬의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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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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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죄인이 아닙니다."(3월 1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가장 눈길이 갔던 정치인의 발언이다. 물론 발언 주인공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나 정치적 지지여부와는 무관하게.

코로나19 이후 정치인들은 무수한 말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전염병의 공포가 확산하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마치 선명성 경쟁을 하듯 내뱉어진 그 말들에서 애초 진정성이나 감동을 기대하긴 어려웠기 때문이리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3월 들어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서도 미국 등 다른 나라처럼 기본소득 개념의 현금성 지원을 주장하는 아이디어들이 고개를 들었다. 정부에서도 대상과 규모 등을 놓고 검토에 착수했다.

이 지사는 이 때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난기본소득은 반드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지급해야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이 지사의 주장은 이렇다. “재난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재난적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경제정책이다.” 때문에 “부자라는 이유로 더 많은 세금을 냈는데, 그 세금으로 만든 정책에서 또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이중차별이고, 복지정책도 아닌 경제정책까지 이중 차별할 이유가 없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결정에서 부자와 빈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인과 젊은이, 여성과 남성 등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 만연한 이분법적 편가르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와 경고가 "부자는 죄인이 아닙니다"라는 한 문장에 함축적으로 담겼다.

#“저희가 매우 곤란해집니다.” 지난해 8월 추석연휴를 앞두고 한 정부부처 고위공무원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정부가 추석 직전 일요일 영업을 위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변경 요청과 관련, 지방자치단체에 협조 공문을 보내며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내용의 기사 때문이었다.

그는 “공문은 소비자를 위해 변경여부를 조속히 결정을 해달라는 내용일 뿐"이라며 ‘지원사격'이라는 단어를 콕 집어 수정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안 그러면 저희가 매우 곤란해집니다”라면서. 요는 대기업인 대형마트를 돕는다는 인식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소비자도 좋고, 기업도 좋은 일인데 이리 몸을 사리고, 눈치를 봐야하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씁쓸함을 곱씹어야했다.

#“대기업은 죄인이 아닙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미 장기전에 돌입했다. 경제위기의 파장도 길고 깊을 수밖에 없다. 전염병은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경제위기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모두 어렵다.

하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보면 위기상황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이분법적 편가르기가 여전히 팽배하다. 우선순위의 문제를 넘어 대기업은 마치 배제의 대상처럼 보인다. 예컨대 유통분야만 보더라도 생필품의 안정적인 보급을 위해 일시적으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규제를 풀자는 건의가 지속됐다. 하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하늘길이 막히
"대기업은 죄인이 아닙니다"[송정렬의 Echo]
면서 공항은 개점휴업상태고 면세업체들도 고사 직전이다. 손님은 없는데 매달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임대료가 꼬박꼬박 나간다. 하지만 달랑 6개월간 20% 임대료 인하뿐이다. 대기업은 남의 자식이요, 딴 나라 기업이다.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딱 3년 전 대통령의 취임사다. 니 편, 내 편이 따로 없다. 마찬가지로 대기업 정부와 중소기업 정부가 따로 있지 않다. 모든 기업의 정부가 있을 뿐이다. 이 위기를 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마음과 힘을 모아야한다. 경제 한파는 이제 시작이다.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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