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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 만에 등교한 고3 "개학해서 다행"…"열 나요" 돌발상황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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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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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던 고3 등교가 시작된 20일 제주시 아라일동 제주여자고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여고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학교 안으로 향하고 있다.2020.5.20/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던 고3 등교가 시작된 20일 제주시 아라일동 제주여자고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여고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학교 안으로 향하고 있다.2020.5.20/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장지훈 기자,정지형 기자 = "얘들아~ 거리 좀 두고 들어가자." "마스크 없어?"

20일 오전 7시2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학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혔던 교문이 80일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교사들도 일찍 나와 고등학교 3학년 학생 420명을 분주히 맞이했다. 쌀쌀했지만 전날 비가 내린 덕에 날씨는 쾌청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끼리 뭉쳐서 교문을 통과하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거리를 두라'며 안내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학생들도 지도를 받았다. 학생들은 호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거나 학교에서 준비한 마스크를 받아 착용했다.

서울고의 발열체크는 2단계로 진행됐다. 정문과 후문에 설치한 '열화상 카메라'로 한 번, 교실 안에서 담임 선생님이 한 번 더 체크한다. 교사 A씨는 "오랜만에 보는 학생들이 반갑기도 한데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 긴장도 많이 된다"고 했다. 선생님들도 하루 6명씩 조를 짜서 등교지도를 한다. 이날은 등교개학 첫날이기 때문에 교사 10여명이 지도했다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도 이른 시간부터 시끌벅적했다. 5차례나 등교가 연기되면서 적막했던 교정도 다시 활기를 찾았다. 약속된 등교 시간은 오전 8시까지였지만 30여분 전에 이미 학교에 와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학생도 여럿이었다.

김은수군(18)도 "매일 같이 다녔던 길인 데도 이번에는 방학 기간까지 더하면 거의 4달 만에 학교를 오는 거니까 새롭게 느껴진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학교에 다시 올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문에 들어서면서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체크를 하고 손소독까지 마치고서야 교실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학생생활지도를 맡은 교사가 "거리두기"를 목청껏 외치면 무의식적으로 친구와 붙어 등교하던 학생들이 놀라 일렬로 줄을 섰다. 학생과 교사들은 서로 안부를 주고 받으면서도 포옹이나 악수 등 신체 접촉은 자제했다.

학생생활지도를 맡은 교사는 학생들이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등교하는지 살피면서도 날카로운 눈으로 복장이 불량한 학생들을 잡아냈다.

교사가 교복 셔츠를 입지않고 등교하는 학생에게 "이 녀석아, 교복은 제대로 입고 들어와야지"라고 말하자 학생은 겸연쩍은 듯 웃으면서 "알겠어요 쌤(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교문 앞에 선 교사가 보이자 황급히 옷차림을 점검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등교가 시작되면서 학교도 원래 자리로 돌아온 듯한 분위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5차례나 연기되며 80일 만에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5차례나 연기되며 80일 만에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코로나19는 교실 안 풍경도 바꿔놓았다.

서울 동작구 서울공고에서는 출석 확인을 끝낸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일일이 마스크과 필터를 배부했다. 교실 안에서도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2m 간격을 유지한 상태로 책상에 앉았다. 교실 창문은 모두 열려 있었다.

담임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쉬는 시간에도 가능하면 화장실 갔다가 바로 자리로 오고 친구끼리도 당분간 조용해야 한다"면서 "최대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공고는 이날 2~3교시를 할애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역수칙 및 확진자 발생 시 행동요령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서울공고는 급식시간에도 급식지도 교사 10여명을 배치하고 입구와 출구를 분산시켜 이동경로를 단순화한다는 계획이다. 급식 대기 중에도 학생 간 접촉을 막기 위해 복도에 빨간 원형 스티커를 부착해 서있는 곳을 따로 표시했다. 원래라면 급식실 자리가 500석이 넘어 한 번에 3학년 급식이 가능하지만 학생 분산을 위해 130명씩 4차례로 나눠서 급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실습수업이 많은 공업고등학교 특성상 학교 측은 한 반에서 수업이 끝나면 실습 기자재를 주기적으로 소독해서 다음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자동차과 교사를 맡고 있는 B씨는 "다음달만 해도 취업 관련 면접이 15명이 잡혀 있는데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 중에 문의를 많이 해왔다"면서 "공고 같은 경우 취업처 면접 같은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 급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대구 북구 경명여고 교실에서 마스크를 쓴 교사와 학생들이 칸막이 너머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면서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에 이어 학습지도와 방역지도를 비롯해 학교생활지도까지 도맡게 됐다. 2020.5.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대구 북구 경명여고 교실에서 마스크를 쓴 교사와 학생들이 칸막이 너머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면서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에 이어 학습지도와 방역지도를 비롯해 학교생활지도까지 도맡게 됐다. 2020.5.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등교 첫날 돌발 상황이 발생해 긴장하기도 했다.

서울고에서는 등교하던 한 학생이 교문 앞에서 "열이 난다"고 말했다. 열화상 카메라상에서는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비접촉식 체온계로 온도를 한 번 더 쟀다. 결과는 36.3도. 학생은 교실로 무사 등교했다. 다른 한 학생의 경우 동행한 부모님이 "아이가 설사를 한다"고 교사에게 이야기했다. 해당 학생은 양호실로 안내됐다.

사복을 입고 등교한 한 학생은 열화상 카메라로 이상은 없었지만 학생이 아닌 일반인일 가능성 때문에 체온계로 온도를 한 번 더 쟀다. 학생은 "코로나19 이전에 동아리실에 교복을 놔두고 갔다가 여태 챙겨가지 못했다"고 했다.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하면서도 등교연기로 빠듯해진 대입일정 탓에 대체로 등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수시를 준비 중이라는 서울고 학생 B군은 "다음 달 평가원 모의평가 이후 수시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사 일정이 꼬이긴 했지만 이제라도 개학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D군은 "학교에서 7시간 동안 마스크를 계속 끼려니까 불편할 것 같다"면서도 "집에만 있어서 답답했는데 친구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다"고 밝혔다. E군은 "힘든 시기였지만 학교도 열렸으니 같이 수능도 잘 치고 잘해보자"며 전국의 고3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래도 곳곳에서 감염병 확산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감지됐다. 경복고의 한 교사는 보건용 마스크에 보안경까지 착용하고 출근했다. 학생들도 마스크를 눈밑까지 끌어올려 쓰고 등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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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학생 장민석군(18)은 "내가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은 그렇게 무섭지 않은데 혹시라도 나 때문에 부모님이나 동네 어르신들이 감염되면 너무 죄송할 것 같다"며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 친구가 비난을 받게 될 텐데 다들 서로 이해하고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공고 방모군(18)은 "(친구들을 만나서) 반갑긴 한데 학교에 학생 수도 많아서 살짝 불안하다"면서 "누가 걸린지도 모르고 아직은 코로나19 사태가 중요하니까"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3학년 여모군(18)도 "코로나19 때문에 밖에 나가본 날이 거의 없는데 오랜만에 학교 오니까 좋은 것 같다"면서도 "절반 정도는 코로나19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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