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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참여 제한 7년, 활력잃은 공공SW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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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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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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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발목잡힌 공공 SW시장] ② 한국판 오라클 키우자더니...공공시장에 목멘 중견들만 늘었다

[편집자주] 대기업의 공공SW 참여제한 제도가 시행 7년차를 맞아 기로에 섰다. 대기업의 공공시장 독점을 막아 역량있는 중소·중견 SW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였지만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국가 공공 IT사업이 부실화되고 발주처들조차 원치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정부가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대기업 참여제한제도의 현주소와 개선점을 모색해본다.
대기업참여 제한 7년, 활력잃은 공공SW 생태계
“한국판 오라클을 키우겠다.” 정부가 2013년 대기업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참여 제한 제도(SW산업진흥법 개정안)를 시행한 배경이다. 1980년대 미국 국방성으로부터 데이터관리시스템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SW 기업으로 성장한 오라클과 같은 혁신적 중소 SW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만 해도 대기업들이 공공SW 프로젝트를 독식하다 보니 중소 SW기업들이 독자적인 경쟁력보단 대기업들의 하청 기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상당했다. 대기업들의 공공 프로젝트 참여를 막아 중소 SW 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제도 시행 7년이 지난 지금. 애초 취지는 퇴색하고 시장 왜곡은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공공매출 비중이 20%가 넘는 중견 SW 기업 8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0.5%로, 공공 매출 비중이 20% 이하인 중견기업(68개사)의 6%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또 공공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견 SW기업 9개사는 제도 시행 이후 공공매출이 3배 늘어난 반면 민간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대기업이 빠진 자리를 소수 중견 기업들이 과점했고, 이들은 신기술 개발이나 전문성을 키우기보다는 공공사업 수주경쟁을 매몰돼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공공사업에 목맨 중견기업들만 양산...발주처들 “사업 줄이고 고쳐 쓰자”


공공 SW 시장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공공SW 시장은 2013년 이후 연평균 5.5% 성장했다. 겉으로는 성장했지만 내부를 보면 딴판이다.
2013년을 기점으로 개발 사업보다 유지관리 사업비중이 더 늘었다. 지난해 기준 유지관리사업 비중은 64%에 달한다. 발주처가 리스크가 큰 대형 IT(정보기술) 사업을 줄이고 기존 시스템을 최대한 고쳐서 쓰고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참여 제한 7년, 활력잃은 공공SW 생태계


정부가 선제적으로 공공 SW 사업을 발주하고, 이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노하우와 기술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선순환 구조도 깨지고 있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대기업 참여제한 시행 이후 전자정부 수출 실적은 2015년 5억 3404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2018년에는 2억 5832만 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IT업계 관계자는 “공공 SW사업에 참여 이유 중 결정적인 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레퍼런스(구축사례) 확보 차원이었다”며 “대기업 IT서비스 회사들이 과거 전자정부·대중교통 시스템 등 글로벌 전자정부 프로젝트들을 대거 수주했던 것도 이 때문인데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시행 이후 이같은 선순환 구조가 와해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기업 손발 묶으니 전자정부 수출실적 ‘반토막’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해외에서는 최근 3년 유사사업 실적으로 사전 적격검사를 진행하고 기술심사에서도 기존 레퍼런스에 높은 배점을 부여한다”면서 “해외 공공 IT 사업은 정부간 협력이 필수인데 국내에서는 대기업이 배제되고 상대국에서는 인지도와 경쟁력 있는 대기업을 요구하는 등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형 디지털 뉴딜 사업이 빠르면 다음달 시작된다. 다양한 IT 공공 인프라 사업을 통해 디지털 시대 새로운 국가 경쟁력 확보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로 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기반의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이들 분야에 기술 역량과 전문 인력들을 갖춘 대기업들이 배제될 경우 초기 단계부터 각 사업들이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현재 국방·외교·치안 등 분야와 일부 신기술 적용 공공 SW 사업에 한해 대기업 참여를 일부 허용하고 있다. 이를 전면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T기업의 관계자는 “예컨대 뉴딜의 핵심사업으로 거론된 AI(인공지능) 원격교육 플랫폼의 경우 구글 등 해외 교육플랫폼과 경쟁해야 한다”면서 “IT기업들의 최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총 결집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중소기업만으로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대기업과 중견, 중소 SW기업들을 참여시킨 간담회를 열고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발주처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첨예한 사항”이라면서 “SW산업진흥법이 통과돼 제도개선의 기틀이 마련된 만큼 상반기 중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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