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수천명 '보안법 반대' 충돌…경찰, 최루탄·물대포 진압(종합)

뉴스1 제공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홍콩에서 24일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 등에는 수천명의 시위자가 몰려 국보법 반대 구호를 외쳤다. 마스크를 쓴 시위대는 임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경찰차 진입을 막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하며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홍콩 국보법은 외국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및 정권 전복 시도, 테러행위를 강력 처벌하고 홍콩시민을 대상으로 안보교육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작년 홍콩이 수개월간 송환법(범죄인 인도법) 시위로 흔들리고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거듭된 경고 이후에 나온 법안으로, 홍콩민들은 이 법안이 홍콩의 자유를 끝낼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25세 빈센트는 AFP에 "사람들은 정부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는것 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 "홍콩민들은 이런 일이 이렇게 거칠고 급격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믿을 만큼 순진하진 않다"며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시위대가 특히 우려하는 국보법 내용은 중국 공안이 홍콩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가한 조항이다. 이를 토대로 중국 본토가 공산당 통치에 반대하는 이들의 단속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위 참여자인 크리스 찬은 "매우 무섭지만 그래도 나와야만 했다"며 "평화적이고 이성적이며 비폭력인 것들 외에,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한 다른 방법은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무단 집회를 경고했던 홍콩 당국은 8명 이상의 공공 모임을 금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법안에 따라 진압경찰을 투입했다.

최루탄과 후추 스프레이를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고, 물대포와 장갑차를 동원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작년 송환법 반대 시위 양상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됐으며 경찰은 4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AFP는 지난 몇 달 사이 가장 치열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표현했다. 송환법 반대 집회는 당국의 강경 대응으로 올해 초부터 사그러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 집회를 금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홍콩 보안법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일인 오는 28일 표결을 거쳐 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국보법은 "(국가안보를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서 지체 없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