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총장들 "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설립 추진 중단해야"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대구보건대 총장) © 뉴스1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한국폴리텍대학이 경북 영천에 추진 중인 로봇캠퍼스 설립에 전문대학 총장들이 다시 한 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설립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소속 전국 135개 전문대학 총장은 2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폴리텍대학의 영천 '로봇 캠퍼스 설립' 인가 추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폴리텍대학은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경북 영천에 로봇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건축물 사용승인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교육부에 대학 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설립인가 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그동안 전문대학은 로봇과 같은 신산업분야에 대한 전문 직업인력 양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로봇 분야에 대한 적정 인력과 국가 재정의 효율적 투자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신규 로봇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며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대교협에 따르면, 현재 로봇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전문대 학생은 전국적으로 25개교 5773명에 달한다. 로봇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인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영진전문대와 영남이공대, 안동과학대 3개 전문대에서 로봇 관련 학과(1442명)를 운영 중이다.


전문대 총장들은 성명서에서 "이미 25개의 전문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개설하여 운영 중에 있는데도 신규로 로봇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향후 과잉 인력 양성과 막대한 국가재정의 낭비 초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 소속 전문대학은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수년간 학생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있는데도 폴리텍대학에서 신규 로봇캠퍼스의 학생 정원을 다른 캠퍼스의 정원을 대체해 마련한 것은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전문대 총장들은 폴리텍대학이 학위 과정을 개설하는 것은 정부 정책과 권고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전문대교협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018년 3월 직업훈련방안을 발표하며 "전국 각지에서 운영 중인 폴리텍대학의 학위과정을 축소하고 폴리텍대학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비학위(전문기술) 과정 개설을 폴리텍대학에 권고했다.

전문대 총장들은 "폴리텍대학은 설립 목적에 맞게 교육훈련과정에 충실해야할 것"이라며 "전문대학과 유사한 학위과정을 모방한 신규 로봇캠퍼스 설립 추진은 마땅히 중단돼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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