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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마스크" 출근 급했지만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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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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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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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 출근길…'막무가내 탑승' 시민도

26일 오전 7시30분, 지하철 9호선 염창역서 역무원이 마스크를 안 쓴 이들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26일 오전 7시30분, 지하철 9호선 염창역서 역무원이 마스크를 안 쓴 이들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26일 오전 7시43분 서울 지하철 9호선 염창역. 급행열차가 점점 다가오자 맘이 급해진 시민들이 뛰기 시작했다. 개찰구 앞엔 역무원이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잠시 뒤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이 분주히 걸으며 다가왔다. 역무원은 다가가 "마스크를 안 쓰시면 출입이 제한됩니다"라고 정중히 말했다. 승객이 "마스크를 안 가져왔다"며 호소했지만, 결국 탑승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된 첫 출근길, 대부분 시민들이 잘 지키는 모습이라 큰 혼란은 없었다. '코로나19 방역 강국'다운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다만 마스크를 여전히 안 쓰는 승객에 대한 제재는 쉽지 않아보였다. 버스에선 기사 재량으로 사실상 막기 어려워보였고, 실제 안 쓰고 타는 이가 종종 보이기도 했다. 또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등 제대로 안 쓰거나, 탑승한 뒤 벗는 등에 대한 문제가 있어 보였다.



마스크 안 쓴 시민, 100명 중 2명꼴…"못 타게 한다고 해서"


"아차! 마스크" 출근 급했지만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르포]

우선 마스크를 안 쓰면 대중교통을 못 탄다고 하는 정책 자체가, '억제 효과'가 있는듯 했다.

지하철 9호선 염창역서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40분까지, 10분 정도 서서 지켜본 결과 마스크를 안 쓴 시민은 200명 중 4명에 불과했다. 전체 승객 중 2% 정도만 마스크를 안 쓴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은, 안 쓰면 탑승이 제한된단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아차! 마스크" 출근 급했지만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르포]

여의도가 직장이라는 문소정씨(28)는 "원래도 잘 쓰고 다녔지만, 어제 뉴스에서 마스크 안 쓰면 지하철을 못 탄다고 해서 오늘은 더 신경써서 챙겼다"며 웃었다.

신논현역으로 간다는 직장인 이모씨(35)는 개찰구 옆 편의점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이씨는 "마스크를 깜빡하고 놓고 왔는데, 못 타게 할까봐 부랴부랴 샀다"고 했다.



마스크 안 쓰면 탑승 제한…무시하고 가기도



"아차! 마스크" 출근 급했지만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르포]

서울 지하철 9호선은 혼잡도가 높을 때만 마스크 착용 여부를 체크해 제한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7시10분쯤 염창역 역무실로 들어가 "왜 제한하지 않느냐"고 묻자, 역무원은 "오전 7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혼잡도가 150 이상일 때 제한한다"고 답했다.

잠시 뒤 오전 7시30분이 되자 개찰구에 역무원 두 명이 서 있었다. 이들은 마스크를 안 쓴 이에게 다가가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대부분 시민들은 마스크를 안 쓰고 오다가도, 역무원 제지에 마스크를 꺼내서 착용했다.

다만 일부 시민은 막무가내로 지나가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49분쯤 안경 쓴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다가와 역무원이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자, 그는 무시하고 개찰구로 들어갔다. 귀에는 무선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사실상 이를 제지하긴 쉽지 않아 보였다.



버스 기사 "가끔 안 쓰긴 하는데, 안 타게 하긴 그래서…"


"아차! 마스크" 출근 급했지만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르포]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7시까지, 서울 양천구 일대 버스정류장에서 탑승하는 승객들도 지켜봤다.

버스를 타는 시민들 역시 대다수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30분 동안 한 정류장에서 지켜본 결과,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은 아무도 발견되지 않았다. 마스크를 안 쓰며 걸어오던 시민도,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선 마스크를 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버스 역시 드물게 마스크를 안 쓰는 시민이 있었다. 지하철 9호선 등촌역이서 버스를 탑승한 한 남성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 내 혼잡도는 상당히 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버스 기사는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아차! 마스크" 출근 급했지만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르포]

버스 기사에게 다가가 이유를 묻자 그는 "어쩌다 한두분씩 마스크를 안 쓰긴 하는데, 안 썼다고 안 태우긴 그래서 태웠다"며 "버스에 안내문을 3장씩 붙여놓았다. 많이 알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버스기사 재량으로 막긴 어려워보였다.



지하철 탑승 후 마스크 벗는 시민도


"아차! 마스크" 출근 급했지만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르포]

대중교통 탑승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잘 정착된듯 했으나, 세부적인 의식은 더 나아질 필요가 있어 보였다.

특히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는 승객이 다수 관찰됐다. 지하철 9호선 염창역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오던 시민 김모씨(35)는 "편해서 이렇게 쓰셨느냐"는 기자 물음에 "답답해서 그랬다. 제대로 쓰겠다"며 마스크를 제대로 썼다.

지하철역 사정에 따라 마스크 미착용 탑승을 제한하는 곳도,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 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 개찰구에선, 마스크를 안 썼다고 탑승을 제지하는 역무원이 아무도 없었다. 실제 몇몇 이들이 마스크를 안 쓰고 그냥 들어가기도 했다.

마스크를 지하철서 벗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실질적으로 단속하긴 힘든 부분이다. 신논현역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있던 한 여성은 칸과 칸 사이 공간에 기대어 마스크를 벗고 숨을 쉬었다. 마스크를 벗고 있던 또 다른 남성은 "9호선이 너무 답답해서 벗었다"며 "더울 땐 정말 너무 힘들다"며 숨을 거칠게 쉬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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