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아파트, 이렇게 사면 세무조사 나와요

신관식 신영증권 세무사 / 사진제공=신영증권

지난 7일 국세청은 고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의 편법증여 혐의자 등 517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올해 2월부터 국토교통부 내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에서 조사된 탈세 의심 거래를 바탕으로 실시된다는 점에서 기존보다 엄정히 진행될 것으로 파악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달 21일 관계기관 합동 조사 결과, 부동산 편법증여 혐의, 법인자금 유출 등 부동산 거래 시 세금 탈루 혐의 사례가 835건으로 조사됐다. 이 중 517건에 대해 개인은 487건, 법인은 30건으로 확인됐다.

세무조사의 중점사항으로는 △부동산 변칙 증여 여부 △부동산 자금 출처 관련 소득 탈루 여부 △고가 부동산 거래 시 법인자금 활용 등에 집중될 것으로 예고되었다.

고가 부동산을 거래할 때 주의할 점은 이번에 실시되는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 유형 및 사례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세무조사에 포함된 사례는 30대 직장인이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거액을 차입한 것으로 소명했지만, 실제로는 부모로부터 거액을 증여 받은 것으로 의심된 건이 있었다.

또한, 부부가 거액의 아파트를 공동으로 취득했으나, 실제로는 남편이 비율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부담하는 방법으로 배우자에게 편법 증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있다.

30대가 일종의 갭투자로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고 시부모가 해당 아파트에 고액 전세로 사는 등 고액 전세 보증금을 증여받았다고 파악되기도 했다.

지난3월 31일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뿐만 아니라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가 서울, 제주 등 부동산 가격 급등지역에 고급 주택을 여러 채 취득하면서 부모로부터 고액의 부동산 취득자금을 편법으로 수증받았다고 의심되는 사례, 부친 명의의 법인에서 법인 자금을 전용, 융통하여 본인의 아파트 구매에 쓴 것으로 파악되는 건도 있다.


미성년자 또는 소득이 없거나 적은 사람 명의로 고가 부동산을 사는 것은 부동산실명법 등 관계법에 따라 처벌 및 고액의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으니 삼가야 한다.

그리고 자녀의 부동산 구매 목적으로 현금 증여를 한다면 수증자(자녀 등)는 반드시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하며, 차입금 형태로 빌려줄 경우에도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상 명시된 원금과 이자가 실제 지급이 돼야 한다.

부동산 관련 업종의 법인을 운영할 때는 가족 단위 법인 설립을 지양하고, 법인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및 자금 집행에 있어서 세법 등 관계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이후 국세청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세 탈루 행위를 상시 파악하고 혐의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꾸준히 실시해오고 있다. 2017년 8월 이후 현재까지 3070명에 대해 자금출처 조사를 진행하여 총 탈루세액 4,877억 원을 추징했다.
특히 국세청은 최근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금융 추적 조사’를 강화하고 사업자금 유출로 의심되거나 가족 및 친인척으로부터 고액 차입금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 친인척 및 관련 법인까지 조사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고가 부동산을 구입할 때는 금융기관의 법무, 세무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