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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국민 대다수 극좌·극우 아냐…양극단은 목소리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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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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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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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한국의 여론이 진보와 보수 등 정치 지형에 따라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중도에 가깝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양극단 성향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 자칫 여론이 양극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7일 '한국의 여론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보고서를 통해 임 교수는 "한국은 최근 몇년 새 진보와 보수 진영간 갈등이 심화되며 여론양극화와 정치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여론 지형이 양극화돼 이념 성향이나 의견의 격차가 벌어지게 되면 의사결정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기존 연구들이 정치인 양극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것과 달리 일반 국민(유권자) 양극화에 초점을 맞춰다.

임 교수는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와 '한국종합사회조사' 자료를 이용해 유권자의 이념성향 분포 변화를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 여론양극화가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임 교수에 따르면 완전 중립 입장을 기준으로 이념 성향이나 의견의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념 성향 분포상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이 2014~2018년 현실정치와 온라인의 여론형성 활동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정치적 대립과 갈등이 이들의 여론형성 활동과 정치 참여에서 기인할 수 있다"며 "양극단의 의견이나 입장이 정치 과정에서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지 않도록 하고, 정보 왜곡과 편중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 12월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및 실험연구 결과에서도 이념 성향이나 의견의 격차에 따른 여론양극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인구통계 특성 및 내재적 선호가 이념 성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

조사 결과 응답자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이념 성향에서 '중도'는 45%에 달했다. 양극단인 '매우 진보'와 '매우 보수'는 각각 3%도 되지 않았다.

통일·외교·안보, 조세·재정·복지, 경쟁·규제, 차별 철폐 등 정책사안별 문항에 대한 개별 응답자의 응답 평균을 기준으로 할 때도 응답자의 3분의 2가 '다소 진보'와 '다소 보수'에 분포했다.

조사 결과 불평등을 싫어할수록 진보 성향을 보이고, 경쟁을 선호할수록 보수 성향을 보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고령층이 저연령층보다 자신을 더 보수적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했다.

아울러 SNS와 인터넷 뉴스매체 등 인터넷 미디어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 미디어가 사용하는 표현은 편향성이 높고, 이용자의 이념 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매체의 편향성 분석 결과 SNS는 국회의원보다도 편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SNS 이용자는 아닌 경우에 비해 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인터넷 뉴스매체에 노출된 이용자는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이념 성향이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스를 선호하지 않는 집단이 뉴스를 선호하는 집단에 비해 이념 성향 변화의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매체가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같은 이념성향을 가진 이용자가 동일 매체를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집단화될수록 여론양극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 교수는 여론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한 양극화 심화를 예방하고, 극단적 의견과 미디어의 의견이 과대평가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성별, 인종, 종교, 지역, 소득 등에 기반한 배타적 정체성이 형성될 경우 여론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차별을 금지하고 포용적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경제 불평등을 완화하도록 노력할 필요성도 권고했다.

임 교수는 "정치인이 극단적 지지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전체 유권자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대변할 수 있도록 선거와 정치자금 모금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여론양극화를 부추기는 허위정보에 대응하고 정보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미디어 대책을 마련하고, 무분별한 정보 전파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한 시민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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