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거짓말 강사?…동선 숨긴 의정부 목사, 관련 확진 3명째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서울 도봉구 방학동 소재 은혜교회 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6일 오전 상가 관계자가 은혜교회 입구가 닫혀있다. 도봉구에 따르면 은혜교회는 중소형교회로 확진 판정을 받은 목사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0.5.26/뉴스1

동선을 알리지 않아 방역 혼란을 초래한 의정부 주사랑교회 목사 A(50대, 여성)씨가 증상 발현 전 20대 남성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를 전파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회 내 연쇄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노원구에 거주하는 B씨는 지난 19일 라파이유기도원에 방문해 A씨와 동선이 겹친다. A씨는 양천구 은혜감리교회에서 발생한 원어성경연구회 집단감염 사례에 포함된 환자다.


A씨의 접촉자 중 확진자는 또 나왔다. 창동 어린이집 조리사로 근무하는 도봉구 거주 50대 여성이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B씨가 방문한 라파이유기도원에서 A씨와 종교모임을 가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도봉구는 즉각 원생 50여명과 원장 등 근무자 11명을 자가격리하고 어린이집을 폐쇄조치했다.

지난 25일 확진된 알려진 도봉구 은혜교회 목사 역시 A씨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A씨에 의한 전파사례는 모두 3명으로 늘었다. 원어성경연구회에서 비롯된 2차 감염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서울 도봉구 방학동 소재 은혜교회 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6일 오전 도봉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도봉구에 따르면 은혜교회는 중소형교회로 확진 판정을 받은 목사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0.5.26/뉴스1

증상 있지만 외부활동, 조사에선 동선 숨겨A씨는 원어성경연구회 초발 환자인 은혜감리교회 전도사 C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20일 몸살 증상이 나타났다. 21일부터 남양주 화도우리교회 목사 D씨를 비롯해 교회 관계자 7명도 확진됐다. 이중 한 명은 확진 4일만에 사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A씨는 22일 다른 교회 목사 등 2명과 함께 경북 상주에 위치한 BTJ열방센터에 방문한 뒤 의정부로 돌아왔다. 호흡기 증상과 몸살이 계속되자 이튿날인 23일 검사를 받아 양성이 확인됐다.

문제는 A씨가 역학조사에서 동선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역당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A씨는 초기 조사에서 부정확한 동선을 진술해 방역당국의 혼선을 초래했다. 18일 자택에 머물렀다고 했다가 종로구와 새벽어시장 방문을 털어놨고, 19일 모친 방문 일정이 추가 확인됐으며 20일 이비인후과, 21일 교회 방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의정부 1차 조사에서 22일 상주 방문을 알리지 않았다가 경기도 2차 조사에서 밝혀 문제가 됐다.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외부 활동을 한 것에 대한 비난을 우려해 동선을 숨긴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A씨는 종교시설 문을 열지 않는 등 방역에도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확진자를 9명이라고 밝혔다. 이후 최소 2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관련 확진자는 두자릿수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