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방장관 "중-미 관계 고위험 구간"…적으로 美 지목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베이징=AP/뉴시스]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2일 마스크를 최대 정치 행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서있다. 2020.05.22.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이 "중국과 미국의 경쟁관계가 '고위험 구간'에 있다"고 양회(兩會)에서 발표했다. 웨이 장관은 "미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중국에 대한 압박과 봉쇄를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투자를 강화하고, 용감하게 싸우고, 싸움을 잘해야하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싸움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 최고위 관계자가 미국을 적수로 지목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웨이펑허 부장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별도 세션에서 "중국은 전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다른 군 지도자들은 중국이 핵심기술에서 서방 국가들을 따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민해방군 관계자들이 특정국가나 지역을 지목해 발언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특히 최근 중국과 미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중국과 대만사이에 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상대방을 자극하는 발언을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청 인민해방군 공군군비과장은 "사이버, 우주, 심해, 생물학적 영역에서 중국과 서구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혁신적이고 혁명적인 기술의 적용을 가속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올해 국방비를 6.6%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전인대에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았는데 이를 감안하면 국방비 인상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군은 무장 전투에 더 잘 대비해야 하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훈련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으로부터 안보위협이 증가하고 있어 국방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모두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 해군 함정과 전투기를 배치했다.

미중 관계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중국 당국자와 학자들은 양측이 '우발적 갈등'에 휘말릴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월 뮌헨 안보회의에서 "중국이 세계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중국과 고강도의 갈등에 대비해 미국 편을 들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