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식당·교회…코로나는 당신의 일상을 노린다

(부천=뉴스1) 황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기 부천 오정동 쿠팡 신선물류센터에 27일 오후 적막이 흐르고 있다. 쿠팡 측은 "고객과 직원의 안전이 완벽히 확보될 때까지 센터 운영을 중단한다"면서 안내를 붙여둔 상태다. 2020.5.27/뉴스1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에 이어 쿠팡, 마켓컬리 등 유통업계 물류센터에서 잇따라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방역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이태원 클럽 사례처럼 집단감염은 직장, 교회, 식당 등 일상으로 침투해 연쇄적인 집단감염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특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도 늘고 있는 만큼 집단감염이 발생한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27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전국에서 4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1265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가 40명 이상을 기록한 것은 53명이 발생한 지난달 8일 이후 49일만이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이날 9시 기준 2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누적 36명으로 늘어났다. 물류센터 직원이 32명, 가족 등 접촉자가 4명이다. 방역당국은 직원, 아르바이트 등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물류센터 초발 환자는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이다. 택시기사 겸 사진사가 일한 부천 '라온파티' 돌잔치에 하객으로 다녀갔다. 사진사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 학원강사의 수강생이 들른 코인노래방에서 감염된 환자다. 물류센터에서 일한 돌잔치 방문객이 인천 학원강사의 4차감염 사례임을 감안하면 물류센터 근무자와 가족을 포함해 대규모 5·6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이 여성으로부터 촉발됐는지는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환자의 근무일수가 12일 오후부터 13일 새벽까지 만 하루도 되지 않은데다 이달 중순부터 물류센터 내 감염이 진행돼 이미 사업장 내 감염자가 있었을 것이란 추론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 확진자로 인해 모든 전파가 이뤄진 것인지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며 "이외에 또 다른 초기 환자가 있지 않았을까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직장 내 감염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교회 감염도 이어졌다. 양천구 은혜감리교회에서 진행된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확진자 3명이 추가 발생해 지금까지 12명의 환자가 나왔다. 또 노원구 라파이유기도원에서 의정부 주사랑교회 목사와 접촉한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부천시 석천초등학교 교사 1명도 양성이 확인됐다. 기도원 확진자 중 1명은 창동 어린이집 조리사로 확인됐다. 특히 의정부 목사는 초기 조사에서 동선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방역 혼란을 초래한 인물이다.

이외에도 성동구 일루오리, 금호7080 등 음식점 종업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인천 사우나와 세움학원 학생 가족 등도 신규 환자로 확인됐다.

신규 확진자가 장소나 지역이 특정되지 않고 직장, 교회, 음식점 등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면서 생활방역체계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계에선 7차 감염 이상 발생하면 이론적으로 약 2000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사실상 일상에서 확진자와 얼마든지 접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 본부장은 "이태원 클럽 감염이 5, 6, 7차를 넘어가는 상황이고 기하급수적으로 접촉자나 노출장소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적해야 하는 환자 수나 노출된 공간이 많아지게 될 경우 결국 일정 부분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주=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0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본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5.20/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