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전 대우조선사장 '분식회계' 과징금 소송 패소…"중과실"

정성립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던 정성립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부과한 과징금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정 전 사장이 금융위원회 산하 증선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1200만원의 부과처분 중 10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만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증선위는 2017년 3월 대우조선이 2008~2016년 9년간 누적 기준으로 7조7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처리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대우조선에 과징금 45억원을 부과했다.

정 전 사장의 경우 2015년 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재무제표를 작성함에 있어 실행예산을 임의로 축소해 공사진행률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매출액과 매출채권을 과소 계상해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사실 등이 있다고 증선위는 지적했다.

정 전 사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 처분의 전제가 된 지적사항은 사실에 반하는 것으로, 동일 사안에 관한 확정된 형사판결과도 모순된다"며 "각 지적사항이 사실일지라도 위법 동기는 대부분 추정의 차이나 담당자 착오에서 발생한 과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이 실행예산을 임의로 축소해 공사진행률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2015년부터 2016년 1분기까지 자기자본을 과대 계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정 전 사장의 중과실도 인정된다"며 "정 전 사장의 고의를 인정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직무상 관리자로서의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현저히 결하여 위법행위를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증선위가 정 전 사장의 위법행위 동기를 고의로 평가한 것은 잘못됐다"며 "'위반행위에 대한 고의가 없는 경우' 하향조정사유를 감안하면 정 전 사장에 대한 정당한 부과과징금은 1000만원"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대우조선이 2015년 영업손실 1200억원을 축소·조작된 증거를 확보한 뒤 2017년 초 정 전 사장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정 전 사장을 상대로 영업손실을 고의로 축소하거나 조작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조사를 벌였지만 2017년 말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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