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생물 괴롭히는 플라스틱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분해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세포공장연구센터의 이용재·김희식 박사팀이 유전자 형질전환을 통해 페트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했다./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사진제공=게이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수산 양식용 먹이로 활용해 어패류 내 플라스틱 연쇄 오염을 예방하고 생물 농축을 차단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세포공장연구센터 이용재·김희식 박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생명연이 추진하는 아이디어 기반 융합 사업으로 진행됐다. 미생물 분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얼 셀 팩토리즈 4월28일자 온라인 판에도 게재됐다.
어패류 등 수생 생명체는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는 경향이 있어 중금속이나 방사능과 같이 먹이사슬을 통해 플라스틱 생물 농축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수생 생태계에서 빛으로부터 포도당과 같은 영양분을 합성해 전체 먹이사슬에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미세 플라스틱에 의한 수생 생태계의 연쇄 오염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먹이사슬을 통한 플라스틱 생물농축을 차단할 수 있다.

2016년 해외연구팀에 의해 페트병을 분해하는 효소가 세균으로부터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색미세조류에 적용한 사례는 없었다. 본 연구팀은 가장 대표적인 녹색 미세조류에 PET 분해 효소의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 식물플랑크톤에 적합하도록 유전자를 합성했다. 이를 통해 페트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CC-124_PETase'를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세포공장연구센터의 이용재·김희식 박사팀이 유전자 형질전환을 통해 페트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했다./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플라스틱 분해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해 시판되고 있는 음료수 페트병을 인체에 무해한 단량체들로 완전히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전자 현미경으로 페트병이 분해되는 과정도 관찰했다.

연구책임자인 김희식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녹색미세조류를 개발한 것"이라며 "이 기술은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먹이사슬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생물 농축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자연복원, 수산양식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