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수뢰 의혹' 송철호 캠프 선대본부장 구속 갈림길(종합)

송철호 울산시장. 2020.5.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박승희 기자 = 검찰이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 뇌물 의혹으로 28일 구속 갈림길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송 시장 캠프 전 선대본부장이자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상임고문인 김모씨(65)와 울산 북구 중고차매매업체 W사 사장 장모씨(62)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전날(27일) 김씨에게 사전뇌물수수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 장씨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각각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전망이다.

형법상 사전수뢰죄는 공무원이 되기 전 직무에 관한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후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된 때에 적용된다.

검찰은 김씨가 장씨로부터 중고차 경매장 부지를 판매장으로 용도변경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2018년 6월 지방선거 전 2000만원, 올해 4월 3000만원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장씨가 송 시장 당선을 염두에 두고 사업상 이권을 챙기기 위해 김씨를 통해 송 시장 쪽에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는 것이다. 김씨는 2017년 8월 송 시장이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꾸린 '공업탑 기획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검찰은 장씨가 2018년 송 시장과 김씨를 함께 만난 자리에서 골프공 박스 4개에 담은 현금 2000만원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이 자리 이후 '골프공이 그냥 골프공이 아니다'라며 전달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김씨에게 보냈는데 검찰이 이를 확보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김씨 측은 세 사람 만남은 사실이나 골프공 박스를 챙기거나 송 시장 쪽에 전달한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송 시장은 '바쁘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고 한다. 김씨 측은 장씨의 문자가 아예 박스를 받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도 주장한다. 올해 4월 입금된 3000만원에 대해선 김씨 동생이 장씨에게 차용증을 쓰고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송 시장 최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업무수첩,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주변 인물 계좌추적 등을 토대로 이처럼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를 조사하기 위해 김씨와 장씨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불응하자 지난 25일 오후 이들을 체포해 이틀간 조사한 뒤, 금전거래에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씨가 받은 돈이 송 시장 묵인 아래 불법 선거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송 시장 측은 이같은 금전거래에 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전인석 울산시 대변인은 "김씨는 '동생이 2020년 4월께 3000만원을 빌린 사실이 있을 뿐 정치자금으로 쓰이지 않았다. 돈을 받은 시점이 선거 이후이고 개인 채무 성격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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