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경영난 최악인데 송현동 공원화?" 대한항공 앞길 막는 서울시

머니투데이
  • 주명호 기자
  • 이소은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0.05.28 15:03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자본확충 위해 매각 진행 중인데 공원화 일방통행…제값 못 받으면 정부 금융지원까지 차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1조 2000억원의 자금을 신규 지원하기로 결정한 24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앞을 지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1조 2000억원의 자금을 신규 지원하기로 결정한 24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앞을 지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대한항공 (17,750원 상승50 -0.3%)이 난데 없이 서울시 암초를 만났다. 경영위기 자구책으로 대한항공이 소유한 종로구 송현동 땅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서울시가 지난 27일 이 땅의 공원화를 강행하는 자문 절차에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공원 조성을 결정한다면 대한항공은 이 금싸라기땅을 서울시에 감정가로 팔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대한항공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금융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2조원 규모의 자체 자본 확충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최대한 높은 값에 팔아야 한다. 서울시의 공원화 행보로 대한항공 부지 매각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28일 서울시가 전날 열린 제7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건위)에서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하며 송현동 땅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 안은 현재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이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도건위는 조속한 공원결정 및 부지 매입에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을 받고 사들인 땅으로 대한항공은 이곳에 한옥호텔 및 복합문화단지 개발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현재 이 땅은 북촌 지구단위계획구역에 포함돼 건축물 높이가 3층, 12m 이하로 제한된다.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주택 이외에 상업시설이 들어올 수 없으며 건폐율은 60% 이하, 용적률은 100~200%로 묶인다. 단독주택이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 1종 근린시설만 지을 수 있어 사실상 수익성이 크지 않다. 그마저 문화공원으로 지정되면 건축행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대한항공이 본래 계획대로 민간에 제값을 받고 매각하기는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부동산업계는 이 부지 가치를 5000억원대로 본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미 대한항공에 "이 땅을 수의계약으로 거래해 공원화를 진행하자"고 요구한 상태다. 서울시의 매입 희망가는 감정평가액이다. 서울시는 특히 다음달 중 열람 공고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연내 이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땅 3만6642㎡의 주인은 엄연한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가치를 부동산업계보다 더 높은 최소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 가격의 절반 수준인 3000억원 정도를 매입가격으로 대한항공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충분한 가격이 형성되지 않으면 팔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경영난 최악인데 송현동 공원화?" 대한항공 앞길 막는 서울시
특히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 입장에선 경영정상화를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산은·수은은 지난 26일 1조2000억원의 금융지원을 결정하며 2021년말까지 대한항공에게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하라는 특별약정을 내걸었다.

이중 1조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만큼 나머지 1조원은 자산 매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다른 매각 대상자산의 가치를 3000억~4000억원으로 추산했을 때 송현동 부지 매각에 기대야 하는 측면이 높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추진에 난감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다. 공원으로 용도 변경이 결정되면 해당 부지에는 사실상 건물을 세울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매수자가 아예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매각 가격에 악영향도 불가피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현재 매각주관사가 진행 중인 매각 절차에 공식 참여하진 않은 것으로 안다"며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런 서울시의 행정이 대한항공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송현동 부지 매각이 물 건너 가고 자본확충 실패로 금융지원에 차질이 생기면 대한항공은 생사의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임원 임금을 최대 50%까지 반납하고, 전 직원의 70%를 순환 휴직시키는 고강도 자구책을 지속하고 있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투맨 the 유튜브가이드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