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합, 한진칼 주총 취소소송…2차 경영권 분쟁 시작

KCGI 강성부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한진그룹 경영권 뺏기에 나선 '조현아 3자연합'이 다시 움직인다. 지난 주주총회에 앞서 이뤄진 서울중앙지법의 주총 의결권행사 결정이 잘못됐다며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을 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에 한진칼 (55,300원 ▼2,100 -3.66%)의 지난 3월 27일 이뤄진 한진칼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주총 의결권 행사 관련 제기한 가처분신청이 모두 기각됨에 따른 본안 소송이다.

당시 주총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사내외 이사 후보들이 모두 주주들의 선택을 받으며 조 회장이 경영권을 지켜냈다. 3자연합 측 후보 선임안은 모두 기각됐다.

재판부는 당시 반도건설 보유 지분 중 의결권이 유효한 8.2%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고 3자연합이 낸 가처분을 기각했다. 반도건설 지분은 주총에서 5%만 인정됐다.

재판부는 또 대한항공 (20,150원 ▼400 -1.95%) 자가보험과 사우회 보유 3.79% 한진칼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했다. 조 회장에 대한 우호지분 행사를 인정한 셈이다.


이번 소송으로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본격적인 2라운드를 맞이하게 됐다. 대한항공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진그룹으로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COVID-19)로 항공산업이 궤멸적 타격을 입은 가운데 공적자금 수혈, 유상증자 등으로 가까스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대신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 유상증자, 1조원 규모 자산매각을 통해 2조원의 유동성을 스스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으로서는 좌고우면할 여력이 없다.

이 틈을 타 3자연합은 지분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기타법인이 한진칼 보통주 122만4280주(약 2%)를 사들였는데 반도건설이 매집 주체로 보인다. 조 회장 측(41% 안팎)을 이미 넘어선 3자연합의 지분(45% 안팎 추정)이 더 늘어난 셈이다.

반도건설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효력은 오는 7월 풀린다. 3자연합이 이후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조 회장과 대한항공엔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자산매각 자구안의 핵심인 종로 송현동 부지를 놓고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매각단가가 시장 예상치인 5000억~6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