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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야 원내대표의 '156분', 무슨 대화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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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평화 ,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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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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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날이 좋았다. 녹음 우거진 5월의 맑은 날, 파란 하늘 아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나란히 섰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날씨가 너무 좋네요"며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그렇네요. 반짝반짝하네요"라며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정오 노영민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 상춘재 앞에 도착했다. 주 원내대표가 "건강은 괜찮으십니까"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짧게 "예"라고 답했다.

웃으며 만났지만 뼈있는 농담도 오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상춘재 앞마당에서 "오늘 대화도 날씨만큼 좋을 것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김 대표님이 잘해 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 간다' 이런 말 하면…"이라고 답했다. 좌중에서 웃음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빨리 들어가는 게 덜 부담스럽겠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두 원내대표가 상춘재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상춘재 안으로 들어갔다. 드레스코드는 '노타이' 정장. 지난 2018년 8월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대화때도 '노타이'였다. 그만큼 격의없이 허심탄회하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자는 뜻이다.

노 실장까지 네 사람이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156분 대화'의 시작이다. 점심 테이블에는 비빔밥과 한우양념갈비 반찬이 올랐다. 해송 잣죽을 전채 격으로, 능이버섯잡채, 어만두, 갈비, 채소 반찬에 계절채소 비빔밥과 민어맑은탕을 먹었다.

이중 능이버섯 잡채는 독실한 불교신자로 국회 불자모임 회장을 역임한 주 원내대표를 위해 준비된 음식이다. 메인 메뉴인 비빔밥은 화합을 상징한다.

네 사람은 오찬에 이어 청와대 40분간 경내 산책을 함께했다. 사실상 '등산'에 가까웠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있는 '석조여래좌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석조여래좌상은 신라시대 불상이다. 경북 경주 남산의 절터에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인 1927년 조선총독부 관저를 신축하며 현재 청와대 위치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1989년 노태우정부 시절 청와대 관저를 신축하면서 한 차례 더 옮겨졌다.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됐고, 2018년 보물 제1977호로 승격했다.

산책중 김 원내대표가 "오늘 우리들을 위해 일정을 많이 비우셨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라며 "아무런 격식 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공수처가 7월에 출범하는데 대통령께서 관련법인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개정의 처리도 요청하셨다"며 "대통령께서 '공수처 관련법은 사실상 야당이 비토권(거부권)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또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실제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해보자"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뭔가 일이 안 풀일 때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만나려다보니 만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이야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 정국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가 법에 정해진 날짜에 정상적 방식으로 개원을 못해왔다"며 "시작이 반이라고, 두 분이 역량을 잘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 모두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분이라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코로나19 위기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이후에는 미래를 향한 경쟁"이라며 "누가 더 협치와 통합을 위해 열려있는지 국민이 보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쟁점엔 팽팽한 의견차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3차추경 관련, "재정 건전성이 우려된다"며 "3차 추경으로 국가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국가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정부에서 자신이 특임장관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무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로 여당 의원들과 접점이라면, 정무장관이 야당을 만나 법안처리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특임장관 시절 정부입법 통과가 4배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노 실장에게 "의논해 보시라"고 말했다.

앞서 미래통합당 측에서 여야가 상임위원장 18개를 11대 7로 나누기로 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민주당에선 이해찬 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등이 "18개 모두를 민주당이 책임있게 맡는 게 민주주의 원리에 맞다"는 등 강한 반발이 나왔다. 이것이 다시 통합당의 반발을 사면서 원구성 협상에 임하는 양측 기싸움이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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