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 반등한다…美·EU 코로나 진정되면"

/자료사진=뉴스1

정부가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석달째 마이너스 행진 중인 한국 수출도 정상 수준 회복을 기대했다. 최근 수출 부진이 한국경제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는 진단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주요 수입국 중 중국의 경기 회복이 가장 빨라 코로나 영향으로 감소 추세였던 대 중국 수출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달 대 중국 수출은 107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한 수치다. 지난 2월 -7.4% 를 시작으로 3월 -6.6%, 4월 -17.9% 등 급감하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예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연기됐던 중국 정책자문 회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2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고 있다. 2020.05.21

코로나19의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의 경우 강력한 봉쇄정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최근 견조한 경제 회복세가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경기를 파악하는 데 활용되는 선행지수인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6다.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확대,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 2월 중국 PMI는 코로나19 여파로 역대 최저인 35.7까지 추락한 바 있다.

반면 코로나19가 뒤늦게 유행 중인 미국과 EU의 경우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이 지역으로 향하는 국산품 수출도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달 미국으로의 수출은 29.3% 급감했고, EU로의 수출도 25.0% 감소했다. 일본으로의 수출은 28.8%, 아시아지역 수출도 30.2% 줄었다.


주요 품목의 수출현황을 보더라도 향후 반등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수출이 급감한 품목은 자동차(-54.1%), 차부품(-66.7%), 섬유(-43.5%) 등이다. 대부분 경기변동에 민감한 품목인 만큼 주요 수입국의 경제가 정상화된다면 이들 품목의 수출이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또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들이 2020년 반도체 시장규모에 대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부진했지만 지난달 반도체 총 수출은 7.8% 증가했고, 일평균으로도 14.5% 늘었다.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이 모드 풀러스로 전환한 것은 2018년 11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비대면 경제활성화에 따른 서버･PC의 견조한 수요 덕분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부진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되려 한국 경제 및 수출은 세계 주요기관으로부터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디스, S&P 등 주요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을 종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1분기 한국경제성장률은 -1.4%였는데 이는 4.8% 감소한 미국이나 6.8% 줄어든 중국, 2.0% 떨어진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WTO(세계무역기구)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수출 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주요국의 수출은 모두 감소했는데, 수출 상위 10개국 중 한국이 가장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기준 △미국은 -9.3% △중국 -6.6% △독일 -9.8% △일본 -8.9% △네덜란드 -9.1% △프랑스 -17.9% △이탈리아 -15.3% △홍콩 -4.7% △영국 -20.5% 등이다. 한국은 -1.4에 그쳤다. OECD(국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하는 한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OECD 32개국 중 유일하게 전월대비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수입 측면에서도 긍정적 측면이 엿보인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 및 생산과 연관된 자본재는 9.1% 증가했는데 자본재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제조장비가 167.8% 증가했다. 성공적인 방역으로 국내기업들이 셧다운 없이 생산 및 설비 투자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덕분이란 게 산업부 평가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주요 수입국 중 중국의 경기 회복이 가장 빨라 이번달 한국의 대중국 수출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점을 볼 때 미국·EU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정상 수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