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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근~" 당신도 빠지셨나요…불황에 쑥쑥 크는 '중고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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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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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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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코로나19' 시대, 다시부는 중고거래 열풍]
불황, 실용적 사고, 윤리적 소비 트렌드 맞물려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발 경제한파 속에 중고제품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당근마켓 등 새로운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급성장하고 있다. 얇아진 지갑을 넘어 중고거래의 재미와 경험추구 성향, 실용주의가 그 바탕에 깔려 있다. 넉넉한 사람들과, 밀레니엄세대, 주부들까지 중고거래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다시 부는 중고거래의 열풍을 짚어본다.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중고 거래'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정착하고 있다. 여기에 실용적 사고와 경험 가치의 중시, 윤리적 소비 흐름이 맞물리면서 중고 거래가 활성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장인부터 가정 주부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중고거래에 푹 빠져들고 있다. 지역기반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의 하루 이용자수(DAU)는 약 156만명에 달하며 전국에서 '땅근~'을 울려대고 있다. 무인 중고거래 자판기 '파라바라' 등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중고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김길준 파라바라 대표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은 이제 막 중고거래가 커지는 단계"라며 "한국 처음으로 중고거래로 유니콘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불황' 먹고 쑥쑥 큰 '중고거래 시장'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불황형 소비의 대표적 현상인 '중고거래'가 활발해졌다.

중고거래 인기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기준 중고거래앱 월간순이용자수(MAU)는 약 492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약 298만명) 대비 65.7% 급증했다.
지난 4월10일 기준, 일간 활성 사용자수(DAU)
지난 4월10일 기준, 일간 활성 사용자수(DAU)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고 시장이 성장해왔다.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경제적 이유로 새 제품보다 중고를 찾는 수요가 늘었고, 반대로 쓰지 않는 물품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저서를 통해 중고는 "저성장이 악화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소비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라면서 "나름의 수입 속에서 '적게 쓰지만 만족은 크게 얻으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한국 중고 시장 규모는 4조원대로 추산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고나라'를 중심으로 중고거래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현재는 약 2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땅근~" 당신도 빠지셨나요…불황에 쑥쑥 크는 '중고거래'
업계는 앞으로 이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 물품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이들이 많던 과거와 달리, 점차 중고거래에 익숙해진 이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2018년부터 쏘카, 우버, 에어비엔비, 위워크 등 공유경제 붐이 일면서 남이 쓰던 물건에 대한 인식까지 많이 개선됐다. 새 제품만 찾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면 사용하다가 필요성이 끝나면 되파는 중고거래 특성과 맞물리면서다.

한 중고시장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8년 공유경제 붐, 최근 리퍼(미세한 스크래치가 있는 미개봉 반품 등) 제품의 인기 등이 중고시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윤리적인 중고거래…재미까지


괄목할만한 점은 최근 중고 물품을 둘러싼 시각 변화다. 과거엔 '초라해 보이는 것'으로 치부되던 중고품이, 최근엔 '윤리적 의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변화했다.

새 제품을 사서 마구 쓰고 버리는 고도성장기의 소비 행태가, 환경파괴를 낳는다는 반성을 낳으면서 중고 거래가 일종의 '지속가능한 윤리적 소비'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고 의류(빈티지 의류)는 윤리적인 것을 넘어 힙한 것(가장 최신의 유행), 개성의 표현으로까지 여겨지게 됐다. 중고거래가 미닝아웃(Meaning Out·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소비로 표현하는 것)의 일종이 된 것이다.

중고거래 소비를 통해 재미와 유능감을 찾게됐다는 점도 괄목할만 하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는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봤고, 그만큼 경험 소유 여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같은 MZ세대는 중고 거래 역시 경험을 가능케 하는 소비로 여기고, 이를 통해 재미를 느낀다.

또 '새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는 데서 재미를 찾던 것과 달리, 최근엔 '숨겨진 보석같은 중고제품'을 찾는 데서 재미를 찾는 것으로 변화했다. 이 같은 경험 속에서 소비자는 본인의 '유능감'을 발견하기도 한다.

박은아 대구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숨겨진 보석'처럼 괜찮은 중고 물품을 찾아 거래하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는 '유능감'을 느끼고 재미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중고거래는 판매자가 나름대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이를 구매하는 이들은 제품이 얼마나 닳았는지, 가격이 합리적인지 알 수 없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려 시도하고 있다.

직거래 콘셉트의 당근마켓, 투명박스 콘셉트의 파라바라 등이 그렇다. 파라바라는 투명박스를 통해 물건을 확인한 뒤 구매하도록 하면서, 언택트까지 가능케했다.

김길준 파라바라 대표는 "언택트 시대에 맞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중고거래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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