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괜찮다지만…방역 전문가 "늦기 전에 거리두기 전환"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교회를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고령의 감염자 추가로 인한 사망자 발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은혜감리교회를 중심으로 한 원어성경연구회 참석자 중 현재까지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이 중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은혜감리교회의 모습. 2020.6.1/뉴스1

생활방역 시행 한 달째 만에 학교·교회·물류센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활방역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아직은 현행 시스템으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어서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 … '집단감염' 불안감 고조

초등학교 1-2학년의 등교개학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일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가 38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외유입 2명을 제외하면 36명 모두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어 수도권 중심 감염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교회발 집단 감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지난 1일 기준 종교 모임을 통해 발생한 확진자는 총 74명인데 모두 서울, 경기, 인천에 있는 교회를 통해 발생한 감염 사례였다.

또 다른 집단감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물류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확진자만 전날 기준 112명에 달한다.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돼 있고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집단감염이 발생할 확률이 그 어떤 지역보다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인구의 49.8%에 해당하는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렇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계속해서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달 3일 학생들의 3차 등교까지 진행되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감염 확산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감당 가능한 수준" … 전문가 "늦기 전에 전환해야"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지난달 7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5.7/뉴스1

그러나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생활방역을 중단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일 "지난 2주간을 살펴보면 집단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일일 확진 환자가 28.9명,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이 7.4%로 전보다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우리 방역 및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최근 확진자 추세가 정부가 지난달 6일 발표한 '생활방역체계' 전환 검토 기준을 이미 벗어났다는 것이다. 생활방역은 △일평균 신규 확진 50명 미만 △감염경로 미확인 사례 5% 이내 △집단감염 사례 미발생 등 세가지 요건을 충족한 상황에서 진행한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이미 신규 확진자가 79명 발생했고 '깜깜이' 확진자 비율도 5%를 넘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 체계를 전환해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는 깜깜이 환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환자 비율도, 확진자 숫자도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므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한다"며 "전환한다고 해도 바로 효과를 볼 수 없어 최소 한 달이 걸릴 텐데 전환이 늦어질수록 확진자 증폭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