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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플랜 B'가 필요한 이유…"수출 무너지면 기댈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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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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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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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수출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 상정한 '플랜 B' 마련해야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지금 '플랜 B'가 필요한 이유…"수출 무너지면 기댈 곳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충격이 심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 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3.7% 감소하고, 수입은 –21.1% 감소했다. 코로나19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난 2월에는 3.6%로 증가세로 반등하기도 했으나, 각 국의 봉쇄조치가 확산된 4월 수출은 –25.1%를 기록했고 5월에도 –20%대로 수출 실적은 고꾸라졌다. 올 1분기(1~3월) 전체 수출은 –1.7% 감소했다.

사실 올해 초만 해도 OECD 경기선행지수의 반등과 반도체 가격의 상승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뜻밖에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제활동이 봉쇄됐고 글로벌 교역도 큰 침체의 늪에 빠졌다.

더욱이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등으로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만으로도 올해는 반등할 여지가 많았는데, 수출 실적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수출 경기가 역대 최악의 수준임을 말해준다.

지역별로 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이 컸던 지난 4월~5월 두 달 동안 중국(-10.8%), 미국(–21.6%), 일본(–20.8%), 아세안(–31.7%)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특히 주력 수출품 중에 자동차와 석유 관련 제품 수출의 충격이 두드러졌는데, 자동차의 경우 –45.4%, 자동차부품은 –58.0% 감소했다. 또한 국제유가 급락까지 겹쳐 석유제품은 무려 –63.0%나 감소했고 석유화학도 –34.0%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다만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대중 수출은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고 지난 5월 수출증가율이 –2.8%로 다른 지역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반도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주요 수출품목인 D램 가격이 최근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한데다 대중 수출까지 점차 늘면서 감소세가 여타 품목에 비해 크게 줄었으며 지난 5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1%의 증가세로 반등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총수출의 80%를 차지하는 15대 주력품목 전체를 보면 지난 4~5월에 수출액은 -27.3%의 감소세를 나타내 주력 품목 대부분이 코로나19 충격으로 수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전반적인 수출 부진 추세를 감안하면 6월에도 의미있는 수출 실적의 반등은 어려워 보이며 따라서 상반기 전체적으로 수출증가율은 –10% 내외의 감소세를 나타낼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최근 각 국에 내려졌던 봉쇄조치들이 점진적으로 해제되고 있기는 했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 위험은 여전히 상존한다. 국내에서도 이태원발 확진자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고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에 2차 판데믹(대유행)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하반기에 국내외 경기 반등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설사 코로나19 사태가 기대만큼 수그러든다고 해도 오랜 침체 국면에 있었던 국내외 경기가 곧바로 ‘V’자 반등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현재 고조되고 있는 미중 간의 갈등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2차 무역 분쟁으로 악화할 경우 국내외 경제는 상반기보다 더 심각한 불황에 빠질 우려도 있다.

이렇게 대외경기의 불확실성과 불안이 고조되고 수출 경기가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 우려스러운 점은 이를 대비한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부가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출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을 보면, 온라인 수출체계 지원과 ‘브랜드K’ 활용 강화’, 그리고 지난해보다 5조원 가량 늘어난 수출 금융 확대가 사실상 대책의 전부인데, 과연 이런 대책들만 가지고 최악의 상황에 놓인 수출 경기 회복을 도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한국경제가 세계 무역을 통해 먹고 사는 경제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무역(수출과 수입) 의존도는 GDP 대비 66.3%에 달한다. 이는 미국(20.9%), 중국(34.0%), 일본(28.2%)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경제가 대외 의존도가 매우 크며 수출이 악화되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데 만약 하반기에 우리나라 수출 경기가 V자 회복되지 못하고 오히려 상반기보다 더 악화한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그때가서 대책을 세우는 것은 너무 늦다. 글로벌 경제가 우리나라보다 안 좋으니 상대적으로 괜찮다면서 스스로 위로하며 그냥 ‘정신 승리’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수출이 살아나지 못하면 아무리 내수를 강조해도 한국경제의 회복은 불가능하다. 수출 산업과 기업들이 무너지면 한국경제는 정말 기댈 언덕이 없는 구조다. 따라서 정부는 수출 회복을 하반기 경제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수출 경기가 더 이상 악화하는 것을 방어하고 수출 기업 지원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하반기 최악의 수출 상황을 상정한 ‘플랜B’까지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천수답에 비오기만을 기다리 듯 글로벌 경기 회복만 바라만 봐서는 안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6월 2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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