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3개점 매각 움직임에…노조 "수천명 내쫓는 행위" 반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는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MBK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MBK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혜윤 기자

홈플러스가 안산과 둔산, 대구점 등 3개 매장에 대해 자산 유동화를 검토하자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노조는 "알짜 매장을 팔고 수천명 노동자를 거리로 내쫓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는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는 대량실업을 양산하는 홈플러스 밀실매각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는 홈플러스 노동조합원 40~50여명이 참여했다.


노조는 "코로나19(COVID-19) 위기에 수천명의 대량실업이 불보듯 뻔한데도 배당금을 노린 MBK가 알짜매장 밀실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MBK는 현재 홈플러스 안산점, 둔산점, 대구점 3개 매장에 대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안산점 매각주관사는 NH투자증권, 대구점과 둔산점 매각 주관사는 딜로이트안진으로 정해졌다.

문제는 이번 매각이 그간 유통업계에서 통상 해오던 매각 후 재임대방식(세일즈앤리스백)이 아니라 폐점을 전제로 진행 중에 있다는 설명이다. 매각 후 건물을 헐고 수십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는 것이다.


주재현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매각 속도가 가장 빠른 안산점의 경우 140개 홈플러스 전체 하이퍼(대형)매장 중에서도 직영직원수만 218명, 외주/협력직원, 입점업주 등을 포함해 대략 1000여명이 근무중"이라며 "매출 순위도 탑클래스에 있는데 알짜매장을 하루 아침에 폐점하는 것은 아무 명분도 실익도 없는 자해행위"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는 김규순 홈플러스지부 안산지회장은 "30대에 입사해 20년 이상 열심히 일해왔는데, 갑자기 폐점한다는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고 사측이 이에 대한 정확한 설명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회사측이 주변 점포로 분산해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하지만 안산점 직영직원 200여명만해도 주변에 추가로 이 인력을 수용할 점포가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는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MBK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MBK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혜윤 기자

노조는 또 이날 MBK의 과도한 배당 문제도 지적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홈플러스 당기순이익이 7332억원인데, MBK가 같은 기간 배당금으로만 1조 2130억원을 가져갔다는 것. 이에 대해 MBK관계자는 "홈플러스, 홈플러스 스토어즈 등 3개로 나뉘어있던 계열사간 1조 2000억원이 넘는 자본 변동이 배당으로 잡힌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영 자금 확보를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 건 맞지만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부분으로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노조가 임금 인상률 18.5%를 관철하기 위해 과도하게 이슈를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