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 손상 한국 피해 막심…개방체제 유지해야"

/사진=안재용 기자

글로벌 밸류체인(GVC)이 손상되면 아시아와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어 미중갈등 확산국면에서 최대한 개방체제를 유지하도록 해야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코로나 이후 한국경제 이슈와 전망' 학술대회에서 "세계경제가 자급자족으로 회귀할 때 한국은 약 12% 규모 피해를 본다"며 "개방체제를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중국으로부터 수입제한이 되면 당장 식당 음식값부터 오르는 물가상승이 나타날 것이고 국내 수출기업 생산성도 떨어질 것"이라며 "대중국 수출제한은 수출급감과 수출경쟁력 하락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GVC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역의존도를 축소하고 다자주의 체제 설립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송 교수는 "글로벌 밸류체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수요를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해 디지털화를 통한 서비스 산업 혁신을 이뤄야 한다"며 "유럽 등 입장이 비슷한 국가와 공조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정치적 무역 간섭 맞대응을 위해 법제도를 정비하고 통상과 외교, 안보, 예산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며 "우호적 국가와 무역, 투자를 확대하고 국산화와 리쇼어링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갈등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송 교수는 "유로 처럼 이중플레이가 필요하다"며 "미국이 압박하고 있는 화웨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트럼프 무역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중국 산업 고도화를 지연시켜 미국 기술과 군사력패권을 연장하는 것"이라며 "대중국 매파와 다국적기업간 경쟁결과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내부의 반발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미국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이 말을 하진 않지만 중국이란 큰 시장을 놓치는 일이라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미국 금융회사들도 미국 주식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중국시장을 놓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코로나로 불거진 미중무역갈등이 이 속도로 진행되면 (세계경제) V자 반등은 어렵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글로벌 공급사슬이 친미블록과 친중블록으로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지만 전쟁이 나지 않는 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쇼어링은 강력한 정부 정책이 없으면 쉽지 않은 과제라고 했다.

송 교수는 "재벌 대기업들이 리쇼어링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 않다"며 "일부는 중국에서 동남아 등으로 리오프쇼어링이 될 것이고 나머지는 소비지 중심으로 미국센터, EU(유럽연합) 센터, 한국센터로 나누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