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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톈안먼 31주기, 들어갈 수 없었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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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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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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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광장까지 검문만 3번… 외신기자는 출입 불가, 관광객에만 출입 허용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관광객들이 듬성듬성 보인다./사진=김명룡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관광객들이 듬성듬성 보인다./사진=김명룡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이 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 탑은 학생 시위대의 최후 거점이었다./사진=김명룡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이 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 탑은 학생 시위대의 최후 거점이었다./사진=김명룡
3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으로 향했다. 1989년 6월4일 민주화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이 발생한 날을 전후로 특파원들이 톈안먼광장을 찾는 것은 일종의 연례행사다. 이 광장 중앙의 인민영웅기념비 탑은 학생 시위대의 최후 거점이었다.

톈안먼 사태를 민감하게 여기는 중국 공안 당국은 매년 이맘때쯤 톈안먼광장 주변을 통제해 왔다. 특히 이곳 분위기를 취재하려는 외신기자들은 철저한 통제 대상이다. 우선 택시를 타고 톈안먼과 톈안먼광장을 멀리서나마 촬영하기로 했다. 이 주위를 둘러싼 바리케이드 너머 가족단위로 관광을 하는 이들이 적잖이 보였다. 평상시라면 더 많았을 테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는 않았다.

먼저 다른 검문소에 비해 비교적 허술해보였던 톈안먼 남쪽 검문소로 향했다. 관광객인양 여권을 내밀었더니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는 기자의 거류증(중국의 비자) 직업란에 기자라고 써 있는 것을 본 듯했다. 그는 영어로 "이곳에 들어갈 수 없으니 이 앞 다른 관광지나 둘러보라"고 했다. 못 들어가는 이유를 묻자 "이유는 없다"며 "1주일 후에는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함께 간 동료 특파원은 일부러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아 보았다. 사진으로 찍은 여권만 보고 보내주는 사례가 더러 있어 해본 시도였다. 이렇게 되면 기자 신분이 적힌 거류증 면을 보여주지 않아도 될 터였다. 하지만 경찰은 실물 여권이 없으면 들어올 수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평상시보다 강화된 검문 상황을 실감케 했다.

어쩔 수 없이 공유자전거를 타고 톈안먼 동쪽에 위치한 왕푸징 쪽 검문소로 향했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2주 전쯤 양회(兩會)가 열렸을 때 무사히 통과해 취재했던 그곳이다.

왕푸징 쪽 1차 검문소를 통과했다. 이제 보안검색대가 있는 곳만 통과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양회 때와 달리 두 검문소 사이 하나의 검문소가 더 생겼다. 그곳에서 여권을 내밀었더니 외국인을 검사하는 경찰에게 보낸다. 여권을 살펴보던 경찰의 시선은 역시나 거류증면에서 멈춘다. 좀 더 높은 지위의 경찰과 통역이 나타난다. 그들에게 "관광을 하러 왔다"고 얘기했지만 "취재를 하려면 허가가 필요하고 당신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국어 통역까지 대동한 것을 보면 톈안먼에 들어가려고 하는 기자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경찰의 경비가 삼엄하다/사진=김명룡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경찰의 경비가 삼엄하다/사진=김명룡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경찰의 경비가 삼엄하다/사진=김명룡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경찰의 경비가 삼엄하다/사진=김명룡
매년 이맘때쯤 톈안먼 광장은 외신이 취재를 할 수 없는 곳이 됐다. 지난 양회 때보다 검문이 강화된 것을 보면 톈안먼 사건은 중국 정부가 막아야 할 무엇인가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부의 통제 속에 중국인들에게 톈안먼사건은 점점 잊혀가고 있는 듯 했다. 톈안먼을 향했던 이들도 그저 명소를 관광객들이었다. 31년 전 군대의 탱크와 장갑차로 진압했던 톈안먼광장을 중국 정부는 경찰의 장갑차로 통제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의 철저한 통제 속에 저항의 불씨는 홍콩으로 넘어갔다. 매년 홍콩에선 추모집회를 열고 있다.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초안을 통과시킨 중국은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31주년 추모집회를 전면 불허했다. 유가족들의 베이징 희생자 묘소 단체 추모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콩의 야당과 범민주진영은 31주년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홍콩보안법 제정카드를 던져놓은 중국 당국이 이를 강력히 진압할 것으로 보인다. 유혈사태 같은 불행한 일이 벌어져선 안되겠지만, 31년 전 강제시위 진압이 결정되기 전날 톈안먼을 무심히 스쳤을 불길한 초여름 바람이 불고 있었다.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경찰의 경비가 삼엄하다/사진=김명룡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하루 전 톈안먼의 모습. 경찰의 경비가 삼엄하다/사진=김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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