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장 공식사과 "중학생 성폭행 부실수사 송구"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인천=뉴시스] 9일 오후 같은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A(15)군과 B(15)군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4.09. [email protected]

인천지방경찰청장이 국민적 공분을 산 인천 중학생 성폭행 사건 부실수사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준섭 인천지방경찰청장은 3일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해)시민께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기자간담회' 대신 서면으로 공식 입장을 냈다.

그는 "인천청 감찰계에서 담당수사관과 전현직 팀장을 대상으로 신변보호 및 불법촬영 수사 미조치 등 수사 과정상 과오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이라며 "향후 감찰 조사 결과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23일 오전 3시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 A양(15)이 또래 학생들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사건 접수 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B군(15)과 C군(15)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약 3개월 간 수사를 진행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3월 29일 A양 측 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자, 다음날인 3월30일부터 4월3일 사이 가해자들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지난 4월 7일 B군 등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같은 달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건을 맡은 연수서는 일부 부실수사를 인정해 감찰 조사 결과 전에 담당 경찰관 중 1명인 D경위(47)를 징계성 인사 조치했다. D경위를 포함해 사건 담당 경찰관인 3명에 대한 감찰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